인도 "핵무기 옵션에 기대서는 안돼…대화·외교 추구해야"
중국은 통화 내용 비공개
러, 인도·중국과 국방장관간 통화에서 '더티 밤' 의혹 제기(종합)
최근 연일 우크라이나의 '더티 밤' 사용 가능성을 주장하는 러시아가 26일(현지시간) 인도, 중국과 국방부 장관 간 통화에서 이 문제를 논의했다.

인도 국방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라지나트 싱 장관이 이날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과 통화에서 "핵무기나 방사능 무기의 사용은 인류의 기본적인 원칙에 어긋난다"며 어떤 쪽도 핵무기 옵션에 기대서는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싱 장관은 이날 충돌의 조기 해결을 위해 대화와 외교의 길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는 인도의 입장을 재확인하며 양국의 국방 협력에 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다.

인도 국방부에 따르면 쇼이구 장관은 우크라이나의 전개 상황을 브리핑하며 '더티 밤'(dirty bomb) 사용을 통한 도발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전달했다.

지난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는 지난달 30일 우크라이나 4개 지역 점령지의 합병을 선언했으나, 이후 동부와 남부 전선이 우크라이나의 공세로 위협받고 있다.

최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헤르손 지역 수력발전소 댐의 폭파를 준비하고 있다거나, 우크라이나에 의한 더티 밤 사용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티 밤은 방사성 물질과 재래식 폭탄을 결합해 방사능 오염을 일으키는 무기다.

이에 우크라이나와 서방에서는 러시아가 핵 공격을 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책임을 전가하는 위장 공격 작전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인도 정부는 최근 우크라이나에 체류 중인 자국민에게 "즉시 떠나라"고 거듭 촉구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중립 외교를 펼쳤던 인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해서도 규탄과 제재에 나선 서방과 달리 상당히 미지근한 태도를 보여왔다.

인도는 중국 견제를 위해 쿼드(Quad·미국·일본·호주·인도의 안보 협의체)의 일원이 되는 등 지난 몇 년간 외교 무게의 중심을 미국으로 조금씩 이동하긴 했지만, 러시아와도 여전히 깊은 우호 관계를 이어왔다.

러, 인도·중국과 국방장관간 통화에서 '더티 밤' 의혹 제기(종합)
쇼이구 장관은 이어 웨이펑허 중국 국방부장과도 영상 통화를 통해 우크라이나의 더티 밤 사용 우려를 제기했다고 러시아 국방부가 밝혔다.

중국은 자세한 통화 내용을 즉각 공개하지 않았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국제 사회가 우크라이나의 무책임한 행동을 막기 위한 적극적인 조처를 하도록 앞으로도 적극적으로 우리의 주장을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