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리엔토스는 25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정규리그 서울 SK와 원정경기에서 무려 6개의 3점을 꽂아 넣으며 울산 현대모비스의 97-84 승리에 앞장섰다.
오재현, 최원혁 등이 경기 내내 고강도 압박을 가하는 중에도 23점을 올린 아바리엔토스는 6리바운드, 4어시스트까지 보태며 한 수 위의 기량을 선보였다.
앞서 전희철 SK 감독은 경기 전 "1대1로는 막기가 어렵다"며 2대2 수비 시 빅맨까지 강하게 아바리엔토스를 압박하는 전술을 준비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KBL을 통해 첫 프로 생활을 시작한 아바리엔토스는 경기 후 취재진에 "한국 생활이 꿈 같다.
현대모비스 같은 팀에서 뛰어서 영광"이라면서도 "KBL에 와서 느낀 게 수비 강도가 매우 세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아바리엔토스는 아마 시절부터 여러 지점에서 변칙적 리듬으로 외곽슛을 던지며 경기를 풀어왔다.
슈팅 속도가 빠르고, 거리와 관계없이 드리블 도중에도 슛을 안정적으로 '생산'하는 능력이 있어, 수비 입장에서는 그의 슛 시도 자체를 억제하는 게 쉽지 않다.
공식 데뷔전인 이달 2일 KBL 컵대회 kt전에서도 무려 11개의 3점을 던졌다.
정규리그 4경기에서도 여전히 9.3개의 3점을 매 경기 던졌다.
그런데 그는 간혹 과감한 것을 넘어 무모해 보일 정도로 어려운 슛을 던져 조동현 감독의 속을 복잡하게 했다.
조 감독은 공식 석상에서 아바리엔토스에게 여러 번 상황에 맞게 슈팅을 던지라고 지적했다고 밝힌 바 있다.
수원 kt와 컵대회 조별리그 경기 후에는 "동료가 인정할 수 있는 슛을 던져야 한다"며 "넘어오자마자 그런 슛을 던지면 동료들은 외곽에서 그냥 서 있게 된다"고 일침을 날리기도 했다.
이날도 조 감독은 "하프타임에 (아바리엔토스에게) 한 번 더 이야기했다"며 "어려운 플레이를 할 필요가 없는 상황이 있다.
오늘도 안전하게 경기를 운영해야 할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아바리엔토스는 이날 후반에는 특유의 한 박자 빠른 슈팅을 자제하며 동료들과 공을 공유했다.
경기 막판까지 추격하는 SK에 공격권을 쉽게 내주지 않기 위해 플레이를 일부 조정한 것이다.
조 감독은 "SK는 속공이 좋아서 무모한 슛은 더 자제해야 했다.
계속 이런 부분을 주문하겠다"며 "올해보다 내년에 더 경기 운영이 좋아질 것"이라고 호평했다.
조 감독의 지시에 순응한 아바리엔토스지만, 슈팅에 대한 자부심은 숨기지 않았다.
아바리엔토스는 "감독님이 '좋은 슛'을 던지라고 주문한다"면서도 "나는 슛 연습을 많이 한다.
슛을 넣을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감독님의 주문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던질 때 던지고, 던지지 말아야 할 상황에서는 참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까지 아바리엔토스는 경기당 평균 17.3점을 넣으면서 7개 어시스트를 배달하고 있다.
아바리엔토스의 활약에 팀도 3승 1패로 시즌 초반 순항 중이다.
기록만 보면 다른 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뽑힌 선수들에 전혀 밀리지 않는다.
실제로 그는 필리핀 선수지만, 아시아쿼터 제도를 통해 들어온 선수는 국내 선수 자격으로 코트를 누비는 만큼 정말 MVP로 등극할 가능성도 있다.
신인왕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아비리엔토스는 자신을 팀의 '리더'로 지칭하며 이런 개인상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MVP나 신인왕은 신경쓰지 않는다"며 "팀의 리더로서 동료들의 장점과 내 장점을 살릴 방법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터뷰 중 팀 동료 김영현을 꼭 언급하고 싶다고 했다.
아바리엔토스는 "김영현은 수비와 3점에서 제 역할을 해주고 있다.
굉장히 이타적인 선수여서 꼭 칭찬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