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화 전람회에 자체개발 신기술 소개…"정보산업 발전 보여줘"
북, 클라우드 컴퓨팅·얼굴인식 기술개발…IT 빅브라더 노리나
북한이 클라우드 컴퓨팅과 사물 인터넷, 생체정보 인식 등 최신 정보통신(IT) 기술을 개발하고 일부 상용화를 이룬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5일 '정보화 실현을 위해 얼마나 관심하고 품을 들이고 있는가' 제하 기사에서 지난 3일 개막한 '전국 정보화 성과 전람회 2022' 소식을 전했다.

신문은 "전람회에서 우리 식의 '붉은별' 조작체계용 응용프로그람(북한이 독자 개발한 컴퓨터 운영체제(OS)), 세계적으로 첨단정보기술 분야로 되고 있는 사물 인터네트기술, 대자료(빅데이터)기술, 구름계산기술(클라우드 컴퓨팅)도 인기를 끌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 최고 명문인 김일성종합대학 첨단기술개발원 정보기술연구소는 "소프트웨어 생산관리종합체계, 얼굴·생체정보인식체계" 등을 내놨고, 김책공업종합대학 정보기술연구소는 "경제의 숫자화(디지털화) 실현, 조작 체계의 보안과 방역 부문의 물질기술적 토대 강화에 이바지하는 프로그람들"을 출품했다.

IT기업인 삼흥경제정보기술사는 내비게이션으로 추정되는 "운수수단 지원체계"와 남한의 간편결제 '페이' 서비스와 유사해 보이는 "삼흥전자지불체계"를 내놔 북한 정보산업의 새로운 발전 모습을 보여줬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신문은 "이번 전람회에 똑똑한 정보화 성과와 제품들을 내놓지 못하거나 참가하지 않은 부문과 지역, 단위 일군(간부)들은 단단히 각성하고 분발해야 한다"며 "이제라도 정보화의 높은 목표를 향한 시대의 흐름에 적극 뛰어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북한이 IT 발전에 드라이브를 거는 것은 정보 유통과 돈의 흐름을 통제해 중국처럼 중앙 집권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북한은 최근 몇 년 새 휴대전화에 전자결제 시스템을 적극 도입해왔으며, 지난해 10월 최고인민회의에서는 '전자결제법'을 채택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전자결제가 보편화되면 장롱 속 현금을 수면으로 끌어내고 음성적인 지하경제 규모를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지적한다.

장마당에서 부를 쌓은 '돈주'들에게 합법적으로 세금을 더 내게 할 명분이 생긴다는 것이다.

김연호 미국 조지워싱턴대학교 한국학연구소 부소장은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현금 결제를 대신할 전자결제 도입에 힘을 쏟고 있는 데는 원활한 금융 활동을 보장한다는 목적도 있지만, 국가의 돈주머니를 더 두둑하게 만들겠다는 목적도 있다"며 "북한은 국가가 직접 통신과 금융 봉사를 제공하기 때문에 봉사료라는 이름으로 돈(수수료)을 받아도 결국 세금과 똑같은 효과가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남한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격인 정보산업성 정보화국이 주최한 이번 전람회는 오는 31일까지 국가자료통신망을 통해 화상으로 진행된다.

전람회 기간 컴퓨터 바이러스 백신 프로그램 경연도 열린다.

국제사회의 제재 속에 극심한 경제난을 겪는 북한은 이달 들어서만 기초과학부문, 기상·해양부문, 의료기구부문이 연달아 과학기술발표회를 여는 등 자체적인 과학기술을 육성하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