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가족 별장으로 건축 후 최근까지 사찰 승방으로 활용
"1920년대 건축 요소 반영된 희소성이 있는 중요한 문화재"
대전시 '보문산 근대식 별장' 문화재 등록 예고
대전시는 중구 보문산공원에 있는 옛 보문사 요사채를 문화재로 등록한다고 25일 예고했다.

최근까지 사찰 승방으로 사용됐지만, 일제 강점기인 1931년 대전의 재조 일본인 쓰지 만타로가 지은 가족 별장이었다.

'대전 보문산 근대식 별장'으로도 불리는 이 건물은 68㎡ 규모의 아담한 주택으로, 보문산 목재문화체험장 아래에 자리 잡고 있다.

현지 조사에 참여한 황민혜 전통건축수리기술진흥재단 박사는 "1920년대 문화주택의 건축적 요소와 고민이 반영된 건축물로, 대전은 물론 전국적으로도 희소성이 있는 중요한 문화재"라고 가치를 설명했다.

광복 이후 몇 차례 주인이 바뀌면서 약간의 변형이 있지만 평면과 구조, 형태적으로 원형을 유지하고 있으며 특히 외부 경관을 조망하기 위해 정남향에 설치한 일종의 썬룸은 일반 주택과 다른 별장 건축의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고 대전시는 평가했다.

대전시 '보문산 근대식 별장' 문화재 등록 예고
방과 방을 연결하는 미닫이문 위에 부착한 장식용 교창과 외부 돌출창 또한 시대적 특성과 역사성을 간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보문산 을유 해방기념비 이전 운동을 벌였던 최장문 대신고교 역사 교사는 "한때 일본인 별장으로 사용됐다 하더라도 100여 년간 이어져 온 보문산공원의 역사가 담긴 건축물"이라며 "대전의 근대사를 알리고 교육하는 데 잘 활용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전시는 30일간의 등록 예고기간에 보문산 근대식 별장에 대한 추가 조사를 진행하고 시민 의견을 들을 계획이다.

이후 연말쯤 문화재위원회 심의를 거쳐 문화재 등록 여부가 최종 확정된다.

대전시 관계자는 "문화재 등록 전까지 충분한 의견 수렴과 자료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며 "문화재 등록이 최종 고시되면 관련 부서와 적절한 활용계획을 마련해 시민에게 개방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