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주 "챔프가 굴욕 탓 거짓말" 1천400억원 손배소 체스 세계 챔피언과의 대결에서 승리한 뒤 부정행위 논란에 휩싸였던 19세 체스 유망주가 관련 의혹을 전면 부인, 명예훼손 소송까지 제기하며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까지 번지게 됐다.
CNN 방송에 따르면 체스 그랜드마스터 한스 니만(19·미국)은 20일(현지시간) 미국 미주리주(州) 지방법원에 현 세계 체스 챔피언 마그누스 칼센(53·노르웨이), 체스 웹사이트 '체스닷컴'(Chess.com), 그랜드마스터 히카루 나카무라(34·일본)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
니만은 이들을 대상으로 1억 달러(약 1천400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도 청구했다.
이들이 퍼뜨린 부정행위 의혹으로 자신의 명예가 실추됐다는 것이 니만의 주장이다.
체스 순위 세계 1위인 칼센은 지난달 미주리주에서 열린 싱크필드 컵 대회에서 참가 선수 중 가장 순위가 낮았던 니만에게 패배한 후 트위터에 니만이 부정행위를 저질렀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칼센은 "니만이 세계 순위를 올린 과정을 보면 평범하지 않다"면서 "그는 싱크필드 경기 당시 결정적 상황에서도 전혀 긴장하지 않았으며 오직 극소수의 선수만이 할 수 있는 기량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WP)·포브스에 따르면 칼슨은 니만이 진동 기능을 장착한 원격 통신 장비를 신체 은밀한 곳에 숨긴 채 경기에 임했고, 이 장치를 통해 제3자와 다음 말을 어디로 옮길지 의논하며 신호를 주고받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체스닷컴도 자사 웹 사이트에 72페이지 분량의 자체 조사 보고서를 게시, 니만이 지금까지 100회 이상의 경기에서 부정행위를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다.
CNN은 체스닷컴이 싱크필드 컵 대회 당시 니만이 선보인 경기 방식과 컴퓨터가 제안하는 경기 방식을 비교 분석하는 방식 등으로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니만은 모든 의혹을 부인하며 칼센과 체스닷컴이 공모해 자신의 경력과 생계를 망치려 한다고 주장했다.
체스닷컴은 앞서 칼센이 창립한 체스 게임 소프트웨어 '플레이 메그너스'(Play Magnus)를 8천200만 달러(약 1천180억 원)에 인수한 바 있다.
니만과 같은 그랜드마스터인 나카무라도 체스닷컴에 영상을 올려 니만이 부정행위를 했을 가능성을 반복해서 제시했다.
니만은 어린 시절 비공식 경기에서는 부정행위를 몇 번 한 적 있다고 인정했으나 칼센과는 정정당당하게 대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칼센이 자신에게 패배한 것을 인정하지 못해 이 같은 일을 꾸몄다고 주장했다.
해당 의혹이 확산한 후 니만은 체스닷컴에서 열리거나 체스닷컴이 후원하는 경기에 참여하는 것이 금지됐다.
니만이 제기한 소송과 관련, 체스닷컴 변호인 측은 "모든 정직한 체스 선수를 대표해 이번 일을 바로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칼센과 나카무라는 관련 질의에 답하지 않았다.
CNN은 니만이 부정행위를 저질렀다는 칼센과 체스닷컴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구체적인 증거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