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앤서니 랩 "14살 때 성추행 당해" 주장…배심원단 "입증 안돼"
케빈 스페이시, 성추행 혐의 중 일부 벗어…민사재판 승소
할리우드 스타였다가 성추문으로 몰락한 케빈 스페이시(62)가 민사 재판에서는 혐의를 일부 벗게 됐다고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미국 뉴욕 맨해튼 연방법원 배심원단은 배우 앤서니 랩(50)이 14살 때인 1986년 스페이시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며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스페이시의 손을 들어줬다.

랩은 스페이시가 당시 14살이던 자신을 맨해튼 아파트로 불러 성추행했다고 주장하며 2020년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그러나 스페이시는 랩과 단둘이 있었던 적조차 없다며 혐의를 부인해왔다.

최종 변론에서도 스페이시 측 변호사는 "랩의 주장들은 모두 날조"라며 랩이 명성을 얻고자 이 같은 소송을 벌였다고 주장했다.

이날 배심원단은 사건 심리에 들어간 지 약 2시간 만에 랩의 주장을 인정할 수 없다는 평결을 내렸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스페이시는 평결이 내려지는 동안 고개를 숙이고 있다가 변호사와 끌어안았으며, 법원에서 나오면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스페이시는 영화 아메리칸 뷰티와 유주얼 서스펙트로 오스카상 주·조연상을 받은 배우로 2017년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논란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랩을 비롯한 20여 명의 남성이 스페이시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했고, 인기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에서도 결국 하차했다.

손해배상 소송은 승소했지만, 스페이시는 영국에서도 2005년 3월부터 2013년 4월 사이 성폭력 4건을 저지른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스페이시 측 변호사는 이날 배심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이제 남은 일은 기소된 혐의들을 모두 무죄로 인정받는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