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회 실점에도 평정심 유지…5·6회 연속 삼자범퇴
소형준 "후회 없이 던졌다…3회 1사 2, 3루가 승부처"
가을 무대처럼 큰 경기에 강해 '대형준'으로도 불리는 kt wiz 우완 선발 투수 소형준(21)이 어김없이 '이름값'을 했다.

소형준은 20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승제) 4차전에서 6이닝 동안 5피안타 1볼넷 5탈삼진 2실점(2자책점)으로 호투하며 9-6 승리를 견인했다.

이날 80구를 던진 소형준은 자신의 결정구인 투심 패스트볼(35개)을 최고 시속147㎞로 던지면서 컷 패스트볼(24개), 커브(13개), 체인지업(7개) 등을 적절히 섞어가며 키움 타선을 요리했다.

이로써 기사회생한 kt는 준PO를 2승 2패로 균형을 맞추고 5차전을 치르러 서울 고척스카이돔으로 향한다.

경기 초반에는 키움의 상위 타선에 공략당하며 끌려가는 듯했다.

1회초 1사 후 이용규에게 중전 안타, 이정후에게 우중간 적시 2루타를 연달아 맞으면서 선취점을 내줬다.

3회초에는 김준완의 내야 안타와 이용규의 희생 번트, 이정후의 좌전 안타로 1사 1, 3루 추가 실점 위기를 맞았다.

후속 타자 김혜성을 내야 땅볼로 유도해냈지만, 2루수 오윤석의 1루 송구 실책으로 어이없이 한 점을 더 헌납했다.

힘이 빠질 만한 상황이었지만 소형준은 푸이그와 송성문을 삼진 처리하며 3회 위기를 벗어났다.

경기 중반에 들어서자 소형준의 공은 더 강해졌다.

4회초 1-2로 끌려가는 상황에서 이지영의 내야 안타와 김웅빈의 볼넷으로 1사 1, 2루 위기에 놓였으나 김준완을 병살타로 침착하게 막았다.

5회와 6회는 두 이닝 연속 삼자범퇴로 막아내며 역전의 발판을 만들었다.

5회초 이용규, 김혜성을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이정후를 뜬공으로 잡았다.

6회 3-2로 역전한 상황에서는 푸이그, 송성문을 땅볼 처리한 뒤 이지영을 범타 처리하며 리드를 지켜냈다.

퀄리티스타트(QS·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성한 소형준은 7회초 불펜 투수 김민수에게 공을 넘겨주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소형준은 경기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위기에) 몰렸다고 생각하기보단 경기에만 몰입해 투구했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며 "일 년간 잘해왔는데 마지막 한 경기 때문에 시즌을 좋지 않게 끝내고 싶지 않아 후회 없이 던졌다"고 말했다.

그는 3회 1사 2, 3루에서 푸이그와 송성문을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던 장면을 승부처로 꼽으며 "추가 실점했다면 완전히 분위기가 넘어갔을 것"이라며 "(흐름을) 잘랐던 것이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지난 13일 KIA 타이거즈와 와일드카드 결정전(WC)에서 호투하며 승리를 이끌었던 소형준은 준PO에서도 자신의 '강심장'을 증명해냈다.

WC에선 5⅓이닝 동안 5피안타 1볼넷 5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당시 WC를 마치고 자신에게 백 점 만점에 60점을 줬던 소형준은 이날에는 "그때보다는 조금 더 잘 던진 것 같다"고 웃으면서 63점을 매겼다.

그는 데뷔 해인 2020년 플레이오프 2경기에서 9이닝 1실점의 특급 활약을 펼쳤고, 지난해 두산 베어스와 한국시리즈 2차전에선 6이닝 무실점으로 승리를 이끌며 팀의 통합 우승에 큰 역할을 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