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윤계, 연일 공개반발…총선 영향에 與주류도 '우려'

국민의힘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이 가처분 파동 수습을 계기로 '조직 정비' 드라이브 걸기에 나섰지만 내부 잡음이 잇따르며 추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차적으로는 비윤계 등을 중심으로 한 공개 반발 기류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오지만, 임시 지도부 성격의 비대위가 중장기적인 '조직관리'의 영역까지 손을 댄다면 여권 주류 내부에서도 그리 달가워하지 않으리라는 전망도 있다.

지역 세포조직을 관리하는 당협위원장 인선은 당대표를 선출할 차기 전당대회 표심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고, 당사자들의 2024년 총선 공천과도 직결되는 민감한 사안이다.

특히 기존 당협위원장을 교체하는 당무감사 전망에 비윤계에서는 '반대파 솎아내기'라는 반발이 나오는 것은 물론, 친윤계 당권주자들 사이에서도 우려 목소리가 이어지는 이유다.

이에 따라 정 위원장의 내부 정비 타임라인에 변화가 예상된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정감사 직후부터 사고당협 공모와 함께 당무감사에 착수하겠다는 구상에서 한 발 물러나 당내 여론 추이를 살피며 '속도 조절'을 시도하리라는 관측이다.

정진석號 '당협 정비', 내부 잡음에 속도조절 나서나
실제로 이준석 전 대표·유승민 전 의원과 가까운 비윤계에서는 연일 공개 반발이 분출하는 상황이다.

이번 당협 재정비 시도가 당권주자로 분류되는 유 전 의원 등을 견제하기 위한 노림수라고 해석하는 분위기다.

서울 성동갑 당협위원장인 진수희 전 의원은 20일 YTN 라디오에서 정 위원장의 '줄세우기' 논란에 관한 질문을 받고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많이 신중하게 생각을 하시는 게 좋(을 것)"이라고 직격했다.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도 천하람 당 혁신위원도 MBC 라디오에서 "당협위원장을 전당대회 직전에 채운다고 한다면 특정 세력에 도움이 되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재섭 서울 도봉갑 당협위원장 역시 KBS 라디오에서 "비대위라고 하면 비상상황을 수습하기에도 여념이 없을 것 같은데 지금 당무감사를 한다는 것이 조금 뜬금없다"고 말했다.

더 큰 난관은 친윤계·비대위 내부적으로도 신중한 기류가 감지된다는 점이다.

한 비대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조직정비의 필요성에는 비대위 모두가 원칙적으로 공감하는 분위기"라면서도 "정식 지도부가 아닌데 당무감사를 진행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일부 반대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총선 공천과 맞물려 원내에서 느끼는 부담이 굉장히 크다.

결과에 대해 누가, 어떻게 책임을 질 것이냐는 문제가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도 "100여개 당협이 현역 지역구다.

의원들로서는 국감 이후 연말 정기국회를 이어가야 하는데 당무감사를 한다고 하면 유쾌한 반응이 나오기는 어렵지 않겠나"라며 "반작용이 더 클 수밖에 없다"며 우려 섞인 반응을 보였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 정 위원장도 고심에 들어간 모습이다.

정 위원장 측 한 인사는 "최근 당무감사 문제를 직접 논의한 바는 없지만, 내부 논란 소지를 최소화하는 쪽으로 당협 정비의 시기와 범위를 고민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기류 변화를 전했다.

일각에서는 당무감사 계획의 원전 재검토 가능성을 점치는 관측도 있다.

국정감사가 끝나는대로 사고당협 공모 등을 통해 조직 정비의 '밑그림'을 그리되, 당무감사를 포함한 이후 당협위원장 교체·인선 논의는 차기 지도부로 넘기는 방향으로 '액션 플랜'을 새로 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한편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으로부터 일련의 '메시지'를 전달받은 게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온다.

당 관계자는 "당초 당무감사 의지가 확고했던 정 위원장이 계획을 접게 된다면, 용산의 의중이 반영된 것 외에 해석의 여지가 없다"고 했다.

정진석號 '당협 정비', 내부 잡음에 속도조절 나서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