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서 더 심도있는 논의 당부"
내달 초 與 지도부와 상견례도
윤 대통령이 국회에서 논의 중인 개별 법률안에 대해 반대 의사를 밝힌 것은 이례적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수요를 초과하는 공급 물량으로 농민들이 애써 농사지은 쌀값이 폭락하는 일이 없도록 정부도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의 쌀 격리를 했다”며 “이것은 정부의 재량 사항으로 맡겨 놓아야 수요와 공급 격차를 점점 줄이면서 우리 재정과 농산물 낭비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런데 (개정안처럼) 법으로 매입을 의무화하면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과잉공급 물량을 결국은 폐기해야 한다. 농업 재정 낭비가 심각하다”며 “오히려 그런 돈으로 농촌 개발을 위해 써야 하는데 과연 이것이 농민들에게 별로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정치권에선 더불어민주당이 개정안을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까지 밀어붙일 경우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의지를 윤 대통령이 드러낸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이 거부한 법안을 국회가 재의결하려면 재적 의원(299명) 과반수 출석과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데, 현재 여당인 국민의힘 의석(115석)만으로 이런 재의결을 막을 수 있다.
이날 국회를 방문한 이진복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기자들과 만나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국회를 최종 통과하면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지 묻는 말에 “거기까진 생각하지 않고 있고 국회에서 잘 정리할 수 있을 거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수석은 “아직도 법사위나 본회의에 가기 전에 시간적 여유가 있기 때문에 그런 걸(거부권 행사) 생각하려면 조금 기다려도 괜찮겠다 싶은 생각”이라며 “원내대표단에서 고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윤 대통령은 다음달 초 여당 지도부와 상견례를 겸한 만남을 추진하고 있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