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자 지역제한 논란 속 2년째 파행…예산 안 세워
거주지 제한 없던 일로…보은군 "내년부터 정상 운영"

충북 보은 출신의 오장환(1918∼1951) 시인을 기리는 '오장환 문학상' 운영이 2년째 중단됐다.

문학상 빠진 오장환문학제…올해까지 규모 줄여 진행
보은군은 오는 21일부터 30일까지 속리산 백두대간 관문에서 '제27회 오장환 문학제'를 연다고 20일 밝혔다.

문학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3년 만에 열리지만, 정작 핵심 프로그램인 오장환 문학상 시상식은 빠졌다.

이 상은 보은문화원이 1930년대 '한국시단의 천재'로 일컬어지던 오 시인을 기리기 위해 제정해 2008년부터 수상해 왔다.

그러나 수상 대상을 전국으로 할거냐, 지역으로 할거냐를 두고 논란이 일면서 작년 시상이 중단됐다.

보은군은 지난해 8월 문학상 응모요건을 '군 거주자·출향인사'로 제한하는 조례안을 입법예고했다.

이를 두고 문학계에서 전국 단위 문학상을 동네잔치로 전락시킨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결국 이 조례는 군의회 심사가 보류된 끝에 지난 4월 자동폐기됐다.

논란 속에 올해 문학상 관련 예산이 편성되지 않았고, 시상도 2년째 이뤄지지 않는다.

문학제는 역시 종전보다 규모를 줄여 오 시인의 시와 자료를 전시하는 수준에서 열린다.

그동안은 백일장, 문학기행, 세미나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문학상 시상은 내년부터 재개될 전망이다.

보은문화원은 민선 8기 출범 이후 문학계 의견을 수렴해 내년부터 종전 방식대로 문학상 등을 진행하기로 했다.

문학상 빠진 오장환문학제…올해까지 규모 줄여 진행
보은군 관계자는 "올해는 예산이 없어 문학상을 시상하지 못했지만, 내년부터는 정상적으로 운영될 것"이라며 "올해 문학제는 기존보다 규모를 줄여 오장환 시인을 홍보하는 수준에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오 시인은 1933년 '조선문학'에 '목욕간'을 발표하고 '시인부락'과 '자오선' 동인으로 활동하다가 1946년 월북했다.

주요 시집으로 '성백(1937년)', '헌사(1939년)' 등이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