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일 EU 정상회의서 대중 관계 화두 전망
EU, '러 밀착' 중국 대대적 견제…'협력자'→'경쟁자'
유럽연합(EU) 외교 수장이 "중국을 힘든 경쟁자로 여겨야 한다"고 언급하면서 유럽 내 대중 기류에서 다시 경계심이 퍼지는 분위기다.

로이터,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정책 고위대표는 17일(현지시간)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외교장관 회의에서 EU가 중국을 경쟁자로 여겨야 하며, 중국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EU가 2019년 중국을 '협력자'(partner)이자 '힘든 경제적 경쟁자'(tough economic competitor), '체제 라이벌'(systemic rival)'로 설정한 지 3년 만에 태세를 전환한 것이라고 로이터는 짚었다.

보렐 장관은 특히 중국이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를 포함한 세계에서 영향력을 넓히려 하면서 EU에는 "강력한 경쟁자"로 급부상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보내는 메시지는 아주 경쟁적인 것"이라며 "정치적인 면에서 경쟁적이며, 모든 면에서 영향력을 확보하려는 갈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EU는 굵직한 국제 사회 문제를 푸는 데 중국과의 관계가 필요하다면서도 "냉정함을 유지하면서 관계를 맺는 게 현재 가장 핵심"이라고 말했다.

EU의 이런 기류 변화는 러시아가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장기전을 이어가면서 중국이 EU 편에 서지 않고 러시아와 밀착하며 독자 입장을 고수하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17일자 기사에서 EU가 중국을 '전면적 경쟁자'로 규정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이 보고서는 중국이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더욱 강력한 경쟁자가 됐다고 보고, 17일 외교장관 회의, 20일 정상회의에서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FT는 덧붙였다.

보렐 대표는 또 러시아가 유럽행 가스 공급을 인질 삼아 서방의 규제에 맞불을 놓는 데 "러시아 가스에 대한 우리 의존도와 취약성에 대해 얘기할 때"라고도 말했다.

이에 따라 20일부터 이틀 간 이어지는 EU 정상회의에서 대중 관계가 화두가 될 전망이며, 대중 관계를 '미세 조정'하는 절차가 시작될 것으로 로이터는 내다봤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