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EU와 또 엇박자…내달 대규모 육상훈련 불참키로
유럽연합(EU) 회원국임에도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각종 현안을 두고 엇박자 행보를 보여온 헝가리가 내달 EU가 실시하기로 한 대규모 군사훈련에도 불참한다고 선언했다.

페테르 씨야트로 헝가리 외무장관은 17일(현지시간) 룩셈부르크에서 열린 27개 EU 회원국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한 뒤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우리는 훈련에 참여하거나 비용을 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씨야트로 장관은 외교장관 회의에서 EU 회원국들이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우크라이나군의 군사 역량을 키워주기 위한 대규모 군사훈련을 내달 실시하기로 결정한 사실을 소개하면서 "헝가리는 이런 결정에 동의하지 않은 유일한 회원국"이라고 전했다.

그는 "긴장을 고조시킬 만한 모든 것들은 좋은 생각이 아니다.

우리는 전쟁을 확대할 조치를 지지하지 않으며 평화 협상을 빨리 시작하길 바란다"고 훈련 불참 사유를 언급했다.

극우 성향의 빅토르 오르반 총리가 이끄는 헝가리 정부는 EU의 대러시아 제재안에 반대 목소리를 내왔다.

오히려 자국 원전단지에 러시아산 원전 2기를 추가 건설하기로 하는 등 러시아와 밀착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EU는 이런 헝가리에 제공할 지원금을 동결했다.

회원국에 지원해온 코로나19 경제회복기금을 지난해부터 헝가리에는 지급하지 않았다.

자금 운용의 투명성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게 지원금을 동결한 사유이지만 오르반 정부의 친러시아 행보가 배경이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많다.

오르반 총리는 지난달 자국 의회에서 "EU의 대러시아 제재로 유럽인들은 더 가난해졌지만 러시아는 무릎을 꿇지 않았다"고 현 EU 집행부를 비판하는 등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