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부터 기준 미달시 판매 제한…사실상 모든 8K TV 해당
"4K TV 기반 기준, 형평성 맞지 않아" 업계 반발
EU 에너지효율 기준 강화로 삼성·LG 8K TV '위기'
유럽연합(EU)이 TV에 적용하는 에너지 효율 기준을 대폭 강화하기로 해 전력 소비량이 많은 8K TV의 유럽 내 판매가 어려워질 위기에 처했다.

18일 미국 IT 매체 디지털트렌드 등에 따르면 EU는 2023년 3월 1일 자로 27개 회원국에서 TV 전력 소비 규제를 강화할 예정이다.

EU는 당초 4K TV에 적용한 기존 에너지효율 기준을 8K TV와 마이크로LED TV에도 확대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강화된 규제를 적용할 경우 8K TV와 마이크로LED TV는 EU 에너지효율지수(EEI) 0.9 이하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판매가 원칙적으로 금지된다.

8K TV는 4K TV보다 이론상 4배 더 선명한 해상도를 낼 수 있어 전력 소비량도 훨씬 더 많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 제품을 포함해 현재 세계에서 생산되는 모든 8K TV와 일부 고성능 4K TV가 EU의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디지털트렌드는 "현재 제조되는 8K TV는 EU가 제안한 기준을 통과할 정도의 낮은 EEI를 보유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라며 "일부 65인치 8K TV는 기준을 조금 넘지만, 대다수 TV는 기준을 통과하려면 EEI를 반으로 줄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규제 개정안 발효 전까지 아무런 변화가 없으면 EU에서 팔 수 있는 8K TV는 한 대도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U 에너지효율 기준 강화로 삼성·LG 8K TV '위기'
EU의 규제 강화안을 두고 삼성전자 등 글로벌 업체들이 참여하는 8K협회를 비롯해 8K 관련 업계에서는 기준이 불합리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업계에서는 당장 내년 3월까지 EU의 기준에 맞춰 8K TV의 소비 전력을 단기간에 줄이기는 기술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

업계 관계자는 "EU의 기준은 4K TV에 기반한 것으로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며 "8K TV에 대한 규제는 기술 혁신과 소비자 선택권을 저해할 뿐 아니라 의료, 화상회의, 콘텐츠 등 고화질이 요구되는 관련 산업 생태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TV 해상도는 가로×세로 픽셀(화소) 수에 따라 HD(1,366×768), 풀HD(1,920×1,080), 4K UHD(3,840×2,160), 8K(7,680×4,320) 순으로 진화해왔다.

8K TV는 가로 화소 7천680개, 세로 화소 4천320개인 초고해상도 TV로, '꿈의 화질'을 구현할 수 있다는 평을 받는 프리미엄 제품이다.

그간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기업들이 주도해온 프리미엄 TV 시장에 중국 업체들도 속속 진출하면서 8K TV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옴디아 집계 기준으로 올해 상반기 세계 8K TV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 63.1%, LG전자 5.5% 수준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