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사거리 300~700㎞ 미사일 2종 제공…드론도 추가 공급"
이란이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무기가 빠르게 소진되고 있는 러시아에 드론에 이어 지대지 미사일을 공급할 예정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과 우방국 안보 관리들은 이란이 최근 공격용 드론과 함께 우크라이나 도시들과 군 진지 공격에 사용할 수 있는 이란제 지대지 미사일을 공급하기로 러시아와 비밀리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이란의 무기 공급이 증가하면 러시아가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침공을 시작한 후 크게 감소한 무기 비축량을 늘리고 정밀 유도 무기 공급도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최근 미국과 우크라이나 정보 관리들 사이에 공유된 첩보에 따르면 이란 무기업체들은 단거리 탄도미사일인 '파테-110'과 '졸파가르'를 러시아로 선적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 사안에 관해 설명을 들은 정보 관리 2명은 익명을 전제로 이란이 러시아에 보내려고 하는 미사일은 사거리 300∼700㎞의 단거리 탄도 미사일이라며 이것이 사실이면 러시아에 대한 이란의 첫 미사일 공급이 된다고 말했다.

이란은 지금까지 러시아에 드론을 공급한 사실도 거듭 부인해왔으나 최근 러시아의 공습을 받은 우크라이나 도시 곳곳에서는 자폭 드론으로 불리는 '샤헤드-136' 등 이란제 드론들의 잔해가 잇따라 확인되고 있다.

정보 관리들은 이란이 새로 미사일을 공급하는 것과 함께 샤헤드-136과 모하제르-6 등 드론도 수십대 추가로 공급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최근 수 주간 이란 기술 관리들이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 점령지들을 방문해 드론 운용 교육을 했다고 말했다.

미국 정보 당국은 러시아에 대한 이란의 무기 추가 공급 보도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으며, 러시아와 이란도 이에 대한 답변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호세인 아미르압둘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포르투갈 외무장관과의 통화에서 "무기를 공급하는 것은 전쟁을 장기화시킬 것"이라며 "이란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어느 편에도 무기를 제공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정부는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부를 공격하는 데 사용한 드론의 대다수가 이란제라는 사실을 개별적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미사일 전문가들은 이란의 지대지 미사일 공급은 러시아아군이 서방이 제공한 포들을 앞세워 우크라이나 남부와 동부 지역을 탈환하고 있는 우크라이나군에 맞설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싱크탱크인 워싱턴 근동정책연구소의 이란 무기 전문가 파르진 나디미는 "이란의 무기 공급이 드론에서 지대지 미사일로 확대되면 러시아는 더 많은 선택권과 큰 파괴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