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버라 레이 벤터 박사, 19일 CSI 콘퍼런스 기조강연
'골든 스테이트 킬러' 어떻게 잡았나…유전계보학 선구자 방한
무려 45년 동안 미해결 상태로 남아 있었던 이른바 '골든 스테이트 킬러' 사건의 범인이 2018년 4월 24일 검거되자 미국사회가 들썩였다.

조지프 제임스 드앤젤로는 1973년부터 1986년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 일대에서 성폭행 50여 건과 살인 13건을 저질렀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을 비롯한 수사당국이 검거를 위해 갖은 노력을 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수십 년 동안 미궁에 빠졌던 수사의 실마리가 된 것은 범죄 현장 증거물에서 확보한 유전자(DNA)였다.

수사당국은 이 DNA로부터 친족 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형태의 정보를 추출한 뒤 범인과 친족관계로 추정되는 사람들을 찾아내 일종의 '유전자 족보'를 만들었다.

수사는 이때부터 급물살을 탔다.

당국은 친족을 한 명씩 분석해 범인이 아닌 이를 배제하는 작업을 거쳐 사건 45년 만에 범인을 잡을 수 있었다.

일반적인 유전법칙에 따라 사람들 사이에 얼마나 많은 DNA를 공유하고 있는지 분석해 친족 관계를 밝히는 학문을 '유전계보학'이라고 한다.

자신의 뿌리를 찾거나 특정 질환에 취약한 유전자 정보를 확인하는 용도로 발전한 과학기술이다.

최근에는 수사에 접목해 범인을 찾아내는 데도 활발히 응용된다.

특히 미국에서는 골든 스테이트 킬러 사건을 포함한 50여 건의 미제 사건이 유전계보학을 통해 해결되면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골든 스테이트 킬러' 어떻게 잡았나…유전계보학 선구자 방한
이처럼 유전계보학을 과학수사에 접목하는 데 선구자 역할을 한 인사가 방한해 유전계보학의 최신 경향과 활용 방안을 소개한다.

경찰청은 19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리는 '2022 국제 시에스아이(CSI) 콘퍼런스'에 유전학자 바버라 레이 벤터 박사가 기조 강연자로 나선다고 16일 밝혔다.

레이 벤터 박사는 모근 없는 머리카락에서 DNA 핵을 채취해 활용하는 기술을 소개하고 최근 개발된 유전계보학 관련 기구 등도 선보일 예정이다.

그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2022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과 2018년 과학 저널 네이처 선정 '올해의 중요한 인물 10인'에 오른 바 있다.

경찰청은 사전 등록자에 한해 온라인으로 강의를 들을 수 있는 링크를 제공한다.

이날 행사에는 레이 벤터 박사 외에도 존 버드 미국 국방성 전쟁포로 및 실종자 확인국 연구소장, 클로드 루 세계법과학회장, 플로리스 벡스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 교수 등 해외 과학수사 전문가들이 강연자로 나선다.

버드 소장은 '뒤섞인 유해의 신원확인을 위한 법의인류학'에 대해 강연하고, 루 학회장은 세계 법과학계 최신 정보를 소개한다.

인공지능(AI) 전문가인 벡스 교수는 '경찰력의 활용에 있어 AI의 잠재력'을 주제로 강연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