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사진] 맨발의 소년과 풍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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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두 어른과 한 아이가 풍선 다발을 들고 철로 위를 걸어간다. 갖가지 캐릭터 형상의 화사한 풍선들은 양쪽에 정차한 낡은 기차 사이에서 하늘로 경쾌하게 떠올랐다. 이 장면은 다큐멘터리 사진가인 프랑스 르클레르가 방글라데시 통기의 한 기차역에서 찍은 사진으로 올해 전주국제사진제 전시작 중 하나다. 아이와 오른쪽 사람은 맨발이다. 철로 주변에 어지럽게 흩어진 쓰레기, 녹슬어가는 기차, 맨발의 사람들 그리고 선명한 색의 풍선이 어색한 조화를 이뤘다.
풍선은 예술작품에서 자주 사용되는 소재다. 하늘에 두둥 떠올라 사람의 꿈과 희망을 상징한다. 그런데 손안에 있다가도 아차 하는 순간 허공으로 사라져버리는, 상상과 현실의 아슬아슬한 경계의 사물이기도 하다. 영국의 거리 화가 뱅크시는 런던의 한 벽면에 ‘풍선과 소녀’를 그렸다. 붉은 하트 형상의 풍선을 매단 줄이 소녀의 손끝에서 빠져나가는 모습을 묘사한 이 그림은 보는 사람들의 감성을 건드렸다. 르클레르가 담은 철로를 걷는 맨발의 소년과 풍선도 보는 이의 마음에 잔잔한 상상의 파문을 일으킨다. 아이는 꿈을 놓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까. 그의 삶은 풍선처럼 환하게 빛날까.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풍선은 예술작품에서 자주 사용되는 소재다. 하늘에 두둥 떠올라 사람의 꿈과 희망을 상징한다. 그런데 손안에 있다가도 아차 하는 순간 허공으로 사라져버리는, 상상과 현실의 아슬아슬한 경계의 사물이기도 하다. 영국의 거리 화가 뱅크시는 런던의 한 벽면에 ‘풍선과 소녀’를 그렸다. 붉은 하트 형상의 풍선을 매단 줄이 소녀의 손끝에서 빠져나가는 모습을 묘사한 이 그림은 보는 사람들의 감성을 건드렸다. 르클레르가 담은 철로를 걷는 맨발의 소년과 풍선도 보는 이의 마음에 잔잔한 상상의 파문을 일으킨다. 아이는 꿈을 놓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을까. 그의 삶은 풍선처럼 환하게 빛날까.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