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 각 1천명씩 참석 예상…경찰도 1천여명 배치
내일 인천서 퀴어문화축제…찬반 단체 충돌 우려(종합)
인천에서 3년 만에 열리는 성소수자의 대면 퀴어문화축제를 놓고 반대 단체들이 맞불 집회를 예고하고 나서 충돌이 우려된다.

인천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는 15일 낮 12시부터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중앙공원 월드컵프라자에서 제5회 인천퀴어문화축제를 열 예정이다.

행사 참석 인원은 1천명가량으로 추산된다.

인천대공원사업소는 심한 소음 등을 이유로 공원 내 행사 개최를 허가하지 않았으나, 조직위는 차별적 행정이라고 반발하며 축제 개최를 강행하기로 했다.

이에 맞서 인근 중앙공원 하트분수지구에서는 퀴어축제에 반대하는 기독교 단체와 보수 성향 단체 1천명가량이 오전 9시부터 맞불 집회 격인 '인천시민가족사랑축제'를 열 예정이다.

집회가 가까운 곳에서 진행되는 데다 당일 오후 4시 30분부터 시작될 퀴어축제 행진이 반대 단체 측의 행진 예정 장소와도 일부 겹쳐 물리적인 충돌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퀴어축제 행진은 월드컵프라자∼중앙공원·올림픽공원·인천문화예술회관 사거리 등 2.7㎞ 구간에서, 반대 단체 측 행진은 인천문예회관 사거리부터 시청입구 삼거리 등지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실제 지난 2018년 열린 인천 첫 퀴어문화축제는 퀴어 단체와 반대 단체 간 물리적인 충돌이 빚어져 행사가 사실상 중단됐다.

당시 경찰은 7개 기동중대 550명과 교통경찰관 120명을 축제장 주변에 배치했으나, 기독교 단체와 보수 성향 시민단체 등 반대 집회 참가자들이 난입해 행사 진행을 막았다.

올해 경찰은 양측 충돌을 막고자 인원을 대폭 늘린 20개 중대 1천여명을 투입하고 현장 상황을 관리할 방침이다.

또 교통경찰 등 150여명을 행사장 주변에 배치해 차량 우회를 유도하는 등 교통 관리를 할 예정이다.

인천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 관계자는 "조직위에서도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언어폭력이나 물리적 충돌을 채증하고 바로 조치할 수 있도록 20여명의 인권침해 감시단을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천시 인권보호관회의는 구체적이고 정당한 사유 없이 공원 내 퀴어축제 개최를 불허한 인천대공원사업소 결정이 집회의 자유라는 기본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또 앞으로 공원 이용 허가 신청을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불허하지 않도록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