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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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동안 특정 지역 MBC들이 태양광 사업에 수십억 원 이상을 투자했고, 사업 대상지도 일부 지역에 편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이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시기 MBC 계열사가 태양광 발전에 투자한 사례는 광주MBC 3건, 전주MBC 2건, 목포 MBC 3건 등 총 8건이었다.

지역 MBC 중 태양광 발전 용량의 총합이 가장 큰 광주MBC는 직접 땅을 사들여 시간당 발전 용량의 총합이 9,000kWh에 달하는 태양광 발전소들을 설치했다. 일반적으로 4인 가구가 한 달에 사용하는 전기량이 350kWh인데, 9,000kWh는 무려 2700가구가 한 달 동안 쓸 수 있는 전기량이다.

지역 MBC가 태양광 사업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투자하기 위해서는 정관에 ‘신·재생에너지 관련 사업’을 넣어야 하고, 방송문화진흥회법 10조에 따라, 방문진 이사회는 MBC의 정관 변경을 심의 및 의결할 수 있다.

방송문화진흥회가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이사회는 2017년 7월 20일 정기 이사회에서 광주와 전주MBC, 2018년 7월 5일 정기 이사회에서 목포 MBC의 사업 추진에 대한 사전 협의를 진행했다.

2017년 7월 20일 방문진 정기 이사회 회의록에 따르면, 당시 태양광발전 사업 논의는 “MBC가 급히 심의를 요청해 옴에 따라 부득이 상정”했고 이사장이 직접 올린 안건이라며 이사들에게 양해를 구한 정황이 드러나 있다.

광주MBC의 경우 “광주에서 체결을 빨리 진행해야 한다고 급히 지난 금요일 오후에 왔다”, “광주는 빨리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는 대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2018년 7월 5일 방문진 정기 이사회 회의에서 이뤄진 목포 MBC 태양광발전 사업계획안 사전협의 건은 신속하게 비공개회의로 진행하여 정황을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MBC 2021년 결산안’에 따르면, 지난해 MBC 16개 지역 계열사 매출은 본사 매출의 3분의 1 정도고 적자는 546억 원에 달했다.

작년 MBC 본사는 16개 지역 MBC를 6곳으로 통합하는 방안을 내기도 했고, 광주MBC는 경영난 때문에 정규 프로그램 예산을 50% 삭감하기도 했다.

허 의원은 “지역 MBC는 최근 프로그램 예산을 절반 정도 삭감할 정도로 경영난이 심각한 상황인데, 수십억 원이 들어가는 태양광 사업 투자만큼은 긴급 안건으로 상정되면서까지 속전속결로 이뤄졌다”며 “최근 태양광 사업에 대한 여러 비리 의혹이 제기되는 만큼, MBC의 대주주이자 경영 관리 및 감독 기관인 방문진이 감사 등을 통해 투자 과정부터 결과까지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