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기고 가혹행위…'동창생 감금살인' 징역 30년 확정
지난해 서울 마포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고등학교 동창을 숨지게 한 20대 남성 2명에게 징역 30년형이 확정됐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최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살인·보복감금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모(22)·안모(22)씨의 상고를 기각하고 원심을 확정했다.

김씨와 안씨는 2020년 9월 고교 동창인 피해자 A씨를 협박해 허위 채무변제 계약서를 작성하게 하고, 청소기와 휴대전화 등으로 폭행했다.

이후 A씨 측이 상해죄로 고소하자 작년 3월 보복과 금품 갈취 목적으로 고향에 있던 A씨를 서울 오피스텔로 데려가 감금했다.

이어 A씨에게 '고소 취하 계약서'를 작성하게 했고, 고소를 취하한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경찰에 보내도록 했다.

금품 578만원도 빼앗았다.

이들은 3개월간 신체를 결박하고 지속해서 가혹행위를 했다.

A씨가 쓰러져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게 되자 화장실에 가둬놓고 범행을 이어가기도 했다.

경찰은 같은 해 6월 오피스텔에서 숨져 있는 A씨를 발견했고 김씨와 안씨를 긴급체포했다.

사망 당시 A씨는 몸무게 34㎏의 저체중 상태였다.

사인은 폐렴·영양실조 등으로 파악됐다.

1심과 2심은 두 사람에게 각각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인지능력이 떨어져 거절을 잘 못 하는 피해자의 특성을 악용해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며 "범행 수법도 피해자를 같은 인간으로 생각했다고 보기 어려울 정도로 가학적이었다"고 질타했다.

대법원은 이런 2심의 판결에 법리 오해 등 문제가 없다고 보고 형량을 그대로 확정했다.

김씨와 안씨에게 고향에 있던 A씨의 외출 시간을 알려줘 납치를 도운 혐의(영리약취방조)로 재판에 넘겨진 다른 동창생 차모(22)씨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형이 확정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