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반인권 시정 요구해온 지회장을 표적 징계로 해임해"
시 "설립 3년 차에 정원 311명으로 규모 늘어…성과 중심 개편"

2020년 설립된 원주시시설관리공단(이하 공단)이 민선 8기 들어 전면적인 조직 진단 예고에 이어 노조 탄압 주장 등 안팎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

노조 탄압·조직 진단 예고…원주시설공단, 바람 잘 날 없네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 강원본부(이하 민노)는 12일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공단은 민주노조 탄압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회견문에서 "공단은 최근 반노동적인 차별 규정의 시정을 요구하던 민주노총 산하 공단 조한경 지회장을 '해임' 처분했다"며 "사유는 섬강축제위원장을 맡아 공단의 '영리 금지 및 겸직 금지 의무'를 위반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조 지회장은 사는 지역(지정면)의 청장년회장으로서 당연직·무보수 섬강축제위원장을 맡았을 뿐"이라며 "조 지회장이 공단에 입사한 것은 2020년 7월인 만큼 공단 의무 조항을 위반할 가능성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조 지회장이 해당 축제위원장을 맡은 것은 2018∼2019년이며, 공단에 입사한 것은 2020년 7월이라고 설명한 뒤 이마저도 해당 축제는 2019∼2022년 4년간 개최되지 않았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축제위원장이 부재한 상황에서 전임 위원장으로 불가피하게 조 지회장이 축제 보조금 신청서를 접수한 것에 불과하고, 축제가 열리지 않아 보조금 수령·정산 자체가 없었다"며 "보조금 신청 업무가 징계의 사유가 된다고 하더라도 해임에 이를 정도의 중대한 사안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민노 측은 "겸직 금지 위반으로 공단에서 중징계한 것은 조 지회장이 유일하다"며 "이를 고려하면 조 지회장 중징계는 무리한 징계이자 특정인을 대상으로 한 표적 징계"라고 주장했다.

또 "공단은 정규직 노동자들에게 지급해오던 명절휴가비와 생일축하금 등을 기간제 노동자들에게 제대로 지급하지 않아 개선을 주문받기도 했다"며 "반인권·반노동, 노조 탄압을 중단하지 않으면 연대 투쟁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노조 탄압·조직 진단 예고…원주시설공단, 바람 잘 날 없네
이와 함께 원주시 출자·출연기관인 공단은 민선 8기 들어 전면적인 체질 개선을 요구받고 있어 안팎으로 바람 잘 날이 없다.

원강수 원주시장은 이날 취임 100일을 맞아 가진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이제 3년 차인 공단이 정원만 311명의 조직으로 규모가 크게 늘었다고 진단한 뒤 내년 중 전면적인 조직 진단을 해 성과 중심의 효율적인 조직으로 개편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에 공단 측 관계자는 "조 지회장의 징계는 관련 절차에 따라 진행됐고, 징계에 이의가 있다면 소청 절차를 거치면 된다"며 "민선 8기에 시정 방향에 맞는 조직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