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학교 급식실 환기시설 대다수는 고용부 기준 미달

올해 인천에서 처음으로 학교 급식조리실 환경 조사가 이뤄진 가운데 대다수 학교의 환기시설이 고용노동부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12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들어 8월까지 인천 초·중·고등학교 494곳 중 304곳의 급식조리실 작업환경을 측정한 결과 304곳 모두 환기시설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12월 마련된 고용노동부의 '학교 급식조리실 환기시설 설치 가이드'는 조리 과정에서 배출되는 증기·가스·냄새 등을 외부로 배출하기 위한 국소 배기장치를 설치하도록 했다.

이 장치에 포함된 후드의 유속은 초속 0.5∼0.7m여야 하며, 후드로도 완전히 제거되지 않는 열과 유해 입자를 없애기 위해 전체 환기 설비도 설치해야 한다.

이 설비의 풍량 기준은 조리실 바닥 면적 1㎡당 분속 0.2㎥다.

그러나 현재까지 조사된 인천 내 학교 304곳의 후드 유속은 대부분 초속 0.2m를 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 대다수 학교에는 전체 환기 설비가 설치되지 않은 상태였다.

아직 전수 조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이 같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학교 수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시교육청은 이에 다음 달까지 진행될 조사 결과를 토대로 환기시설 개선이 시급한 학교부터 예산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인천에서는 부평구 한 초등학교 급식실 세척실에서 50대 여성 조리실무사가 쓰러진 뒤 8일 만에 숨졌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인천지부는 A씨의 사망과 급식실 작업환경 사이 인과 관계가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시교육청에 추가 조사를 요구한 상태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이전에는 급식실 환기시설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아예 없었기 때문에 이를 충족하는 학교는 전국에서도 드문 상황"이라며 "환기시설 정비가 시급한 학교부터 즉시 조치할 수 있도록 결과보고서를 보냈으며 올해 남은 예산을 먼저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