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무주군 한 주택에서 가스누출 사고로 숨진 일가족 발인이 유족의 애도 속에 12일 엄수됐다.

이날 오전 무주의료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A(84) 할머니를 비롯한 사망자 발인식에서 남은 가족들은 눈물로 고인의 마지막을 배웅했다.

유족들은 운구 차량으로 옮겨진 고인의 영정과 관을 연신 매만지며, 불의의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가족의 명복을 빌었다.

한 유족은 옆에 있던 다른 가족을 끌어안으며 북받친 슬픔을 토해내기도 했다.

올가을 들어 가장 쌀쌀한 날씨에도 유족들은 운구 차량이 장례식장을 떠날 때까지 자리를 지키며 고인에 대한 예를 다했다.

지난 9일 오후 4시 54분께 무주군 무풍면의 한 주택에서 A씨와 40대 작은딸, 60대 큰 사위, 40대 작은 사위, 30대 큰 손녀딸 등 5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화장실에서 쓰러진 채 발견된 50대 첫째 딸은 인근 대학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고 발생 나흘째인 현재까지도 의식을 되찾지 못했다.

이들 가족은 다가오는 A씨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모였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주택 내부에 설치된 기름보일러 연통에서 일산화탄소(CO)가 새어 나와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고 당시 연통 내부에는 다량의 그을음이 쌓여 있었고, 보일러와 연통이 제대로 결속되지 않아 외부로 빠져나가야 할 유해가스가 주택 내부로 퍼진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강력범죄 가능성 등은 없는 것으로 보고 조만간 사고 조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