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제로 코로나'에 국경절 대목 관광·소비 타격
중국 당국이 시진핑 국가주석의 3연임이 공식화될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개막(16일)을 앞두고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면서 국경절 연휴(1∼7일) 대목을 기대하던 관광업과 내수가 타격을 받았다.

11일 중국 문화여유부 등에 따르면 이번 국경절 연휴 기간 중국 국내 관광객은 연인원 기준 4억2천200만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2% 감소했다.

코로나19 확산 직전인 2019년 국경절 연휴와 비교하면 60.7% 수준에 그쳤다.

문화여유부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다수 주민이 여전히 인근 지역 여행을 우선적으로 택했다"고 설명했다.

연휴 기간 중국 내 관광업 매출은 2천872억1천만 위안(약 57조3천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2% 급감했다.

2019년과 비교하면 44.2% 수준으로 관광객 수에 비해 감소폭이 더 컸다.

중국의 연휴 소비수준 관련 지표 가운데 하나인 영화 관람객 수도 줄어들었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중국의 온라인 티켓 판매 플랫폼 마오옌에 따르면 이 기간 영화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6% 줄어든 2억1천만달러(약 3천억원)였으며, 싱가포르 OCBC 은행에 따르면 이는 2014년 이후 국경절 연휴 성적으로는 최저라는 것이다.

중국의 최근 소비 부진은 국경절 연휴에 국한된 게 아니다.

중국 금융정보 제공업체 차이신이 최근 발표한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8월 55.0에서 9월 49.3으로 급락해 서비스업 경기가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관계자 조사를 바탕으로 작성되는 PMI는 관련 분야의 경기 동향을 보여주는 지표로 50.0보다 높으면 경기 확장, 낮으면 수축 국면인 것으로 평가하는데 4개월 만에 수축 국면으로 전환한 것이다.

WSJ은 "최근 중국 대도시들의 코로나19 봉쇄가 소비 회복 기대를 저해하고 있다"면서 "코로나19 규제를 완화하지 않고 성장을 다시 불러일으키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시 주석이 '제로 코로나' 정책을 방역 성과로 내세워온 가운데, 중국 전역에서 베이징으로 다수 인원이 모이는 당 대회를 앞두고 당국은 방역의 고삐를 더욱 죄는 상황이다.

게다가 연휴 기간 각지의 이동 자제령에도 불구하고 연휴 시작 무렵 600명 수준이었던 하루 신규 감염자가 2천명 수준으로 늘면서 방역 당국은 비상이 걸렸다.

중국 당국이 지난 3월 내세웠던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 '5.5% 안팎' 달성이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제로 코로나 정책이 이어지면서 지난달부터 성장률을 3% 이하로 보는 전망치가 연이어 나오고 있다고 WSJ은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