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수거(BLSG) 밴드가 9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일대에서 열린 ‘2022 청춘, 커피 페스티벌’ 축제를 재미와 감동으로 물들였다. 관객의 사연을 바탕으로 즉흥곡을 만들며 축제를 찾은 사람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선사했다.
이날 오후 5시 분리수거밴드는 락밴드 시나위의 ‘크게 라디오를 켜고’와 퀸의 ‘위 윌 락유’로 공연의 포문을 열었다. 비어있던 무대 앞 잔디밭은 노랫소리를 듣고 찾아온 사람들로 금새 찼다. 곧이어 밴드의 대표곡 ‘분리수거하는 날’로 무대 분위기를 더 뜨겁게 달궜다. 사람들은 “I feel good”이라는 후렴을 열창하며 환호했다. 리듬에 맞춰 다함께 우산을 좌우로 흔들기도 했다.
공연의 하이라이트는 관객에게 선사하는 즉흥곡이었다. 거리에서 음악을 시작한 분리수거밴드는 관객의 사연을 즉흥곡으로 만들며 홍대거리에서 유명해졌다.
이날 즉흥곡 선물의 주인공은 정신여중 연극부 학생들이었다. 연극배우를 꿈꾸는 이들에게 분리수거밴드는 유쾌한 즉흥곡을 선사했다. 밝은 메이저 코드의 기타 사운드 위에 리드미컬한 베이스 소리가 입혀졌다. “공부가 하기 싫어요! 이제 난 배우 할래요!”라는 재미있는 후렴까지 더해지자 완벽한 노래가 탄생했다. 정신여중 1학년 고예서 학생(13)은 “평소에 노래를 좋아해 동생과 자주 흥얼거린다”며 “이렇게 제 마음을 대변하는 노래를 즉흥으로 만들어줘 행복하다”고 했다. 같은 연극부 최지윤 학생(13)도 “지나가다 재밌어보여 들렸는데 뜻밖의 깜짝 선물을 받았다”며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두 번째 선물의 주인공은 이날 생일을 맞이한 김승지 씨(31)였다. 그는 분리수거밴드를 보기 위해 경기 안양시에서 아내와 함께 축제를 찾아왔다. 분리수거밴드는 잔잔한 반주 위에 “앞으로 평생 생일을 서로 축하해주자.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도 너와 함께라면 신나는 산책”이란 감동적 가사를 더했다. 김 씨는 “덕분에 행복한 생일을 맞이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이 주최하는 '2022 청춘, 커피 페스티벌'은 반복되는 삶과 지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전하는 축제다. 이 행사는 2017년 처음 시작돼 올해로 6회째를 맞았다. 올해 행사는 3년 만에 전면 오프라인 행사로 열렸다.
이날 2일차 행사는 분리수거밴드에 이어 영화 '위대한쇼맨' 상영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
최세영 기자 seyeong202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