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식표 발급·지문등록 필요…옥천서 환자발견 모의훈련

지난 7일 오후 충북 옥천군 청산면 전통시장에서 70대로 보이는 A씨가 길을 잃은 듯 여기저기를 둘러보며 헤매다녔다.

충북 치매환자 실종신고 매년 200여명…"주민 관심 중요"
행인을 붙잡고 "여기가 어디냐"고 묻는가 하면 불쑥 음식점에 들어가 허락 없이 음식을 먹기도 했다.

그는 실종신고 된 치매 환자다.

A씨의 이상한 행동을 본 주민 신고로 경찰과 119구조대가 출동했다.

다행히 A씨는 치매환자 인식표를 몸에 지니고 있어 어렵잖게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었다.

이날 상황은 옥천군 치매안심센터와 충북광역치매센터가 공동으로 진행한 '실종 치매 환자 발견 모의훈련'이다.

인구 고령화로 매년 증가하는 치매 환자 실종 등에 대비해 사회안전망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다.

이날 훈련에는 청산파출소, 청산119안전센터, 치매 관련 기관 등이 참여했다.

8일 충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도내에서 지난해와 2020년에 각각 253명, 2019년 279명의 치매환자 실종신고가 접수됐다.

이들 대부분은 주민 신고와 경찰·119구조대 등의 도움으로 가정으로 되돌아갔지만, 일부는 사고로 이어지기도 했다.

충북 치매환자 실종신고 매년 200여명…"주민 관심 중요"
실제 지난 5월 옥천군의 한 야산에서 90대 치매 노인이 숨진 채 발견됐다.

실종 신고를 받은 경찰과 소방당국이 헬기, 드론 등 장비와 인력을 투입해 수색한 끝에 집 나간 지 11시간여 만에 이 노인을 찾았지만 이미 변을 당한 뒤였다.

옥천 치매안심센터 관계자는 "치매 노인 실종사건이 발생했을 때 관련 기관의 유기적인 협조와 주민들의 신고가 필요하다"며 "실종 예방을 위해 치매 노인의 인식표와 지문 등록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기준 도내에서 치매를 앓고 있는 3만1천797명 가운데 인식표를 발급받았거나 지문 등록을 한 환자는 각각 19.6%, 23.3%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