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삼성전자가 반도체 다운사이클을 이겨내지 못하고, 올해 3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했습니다.
주력인 반도체 부문이 부진했는데 메모리 가격 하락 폭이 예상보다 컸기 때문입니다.
양현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3분기 삼성전자가 거둔 영업이익은 10조 8천억 원으로, 시장 전망치에 1조 원가량 못 미치는 '어닝쇼크'를 기록했습니다.
6분기 만에 전체 영업이익이 10조 원 대로 떨어졌는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금액으로 5조 원이 줄었습니다.
실적 하락의 가장 큰 이유는 영업이익 70%를 차지하는 반도체 부문의 부진 때문입니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3분기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을 지난해보다 5조 원가량 줄어든 6조~7조 원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IT 수요 부진으로 재고가 소진되지 못하면서 메모리반도체인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생각보다 더 크게 떨어진 탓입니다.
문제는 반도체 부진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점입니다. 경기 둔화 여파로 IT 수요가 계속 줄어드는 데다, 원자재 가격 상승까지 겹치면서 연말까지 실적 악화는 불가피해 보입니다.
위기가 본격화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정면돌파'를 선택했습니다.
공식적으로 가격 방어를 위한 감산을 하지 않겠다고 밝힌 삼성전자는 불황에도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제품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을 택했습니다.
반도체 사이클이 빨라지고 있는 만큼, 본격적인 반도체 호황이 시작될 때를 대비해 더 큰 반등을 노리겠다는 겁니다.
경쟁사인 마이크론과 키옥시아가 투자를 축소하고 감산에 들어간 것과는 정반대의 선택입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재고 조절 등 우회적인 방법을 통해 생산 속도를 조절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한 미국 정부가 중국에 첨단 반도체 제조 장비 수출을 막는 규제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삼성전자 4분기 실적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한국경제TV 양현주입니다.
양현주기자 hjyang@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