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심사 사각 특수목적법인…국토부 고위관료 줄줄이 취업"

매출액 없다는 이유로 취업심사 대상서 빠져
김병기 "관료출신이 토목사업 임원 맡으면 인허가 영향 우려"

고위 공무원이 민간기업에 취업하려면 심사를 받아야 하지만, 특수목적법인(SPC) 취업엔 제한이 없어 퇴직 고위 관료가 줄줄이 옮겨간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병기 의원에 따르면 민자사업인 신안산선 시행사 '넥스트레인' 대표이사 김모 씨는 국토교통부 건설정책국장, 서울지방국토관리청장을 지난 고위 관료 출신이다.

2019년 8월 퇴직하고, 9월에 곧바로 넥스트레인 대표로 영입됐다.

4급 이상 고위공무원은 직무와 관련된 민간 기업에 바로 취업할 수 없고 취업 심사를 받아야 하지만, 김 대표는 심사 대상에서 빠졌다.

취업 심사 대상이 되는 민간기업은 자본금 10억원이 넘고, 매출도 100억원이 넘어야 하는데, 넥스트레인은 신안산선 사업만을 위해 만든 특수목적법인이라 매출액이 없었기 때문이다.

특수목적법인은 대규모 토목, 건설사업 등 특정 목적 달성을 위해 설립되는 경우가 많다.

넥스트레인의 경영 부문 부사장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입법조사관 출신, 건설 부문 부사장은 한국철도시설공단 고위 관료 출신이지만 역시 취업심사 대상에서 제외됐다.

GTX-A, 광명-서울간 고속도로, 광역 전철(대곡-소사 구간) 등 민자사업에 참여한 특수목적법인들도 국토부 고위 관료 출신을 대표이사로 영입했다.

역시 회사 매출이 없다는 이유로 심사 없이 취업했다.

김병기 의원은 "국토부 고위 관료 출신이 대규모 토목 사업의 임원이 되면 인허가 등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할 것으로 보인다"며 "취업 심사 기준에 문제가 있으므로 법률 정비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