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유병호 문자' 맹폭…"文 정치감사 배후는 대통령실"(종합)

"감사원 '정권 시녀' 실체 드러나…이관섭, '文 감사' 컨트롤타워"
"유병호-이관섭 휴대전화 포렌식해야"…이관섭도 공수처 고발키로

더불어민주당은 5일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이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를 두고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정치 감사의 배후가 대통령실로 드러났다"며 맹공을 가했다.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브리핑에서 "두 사람의 문자는 감사원 감사가 대통령실 지시에 의해 치밀하게 계획된 정치 감사임을 명백하게 보여준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유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 국무회의에서 '이관섭 수석'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모습이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됐다.

"오늘 또 제대로 해명자료가 나갈 겁니다.

무식한 소리 말라는 취지입니다"는 내용이었다.

이 메시지는 감사원이 최고의결기구인 감사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감사에 착수했다는 점 등을 비판한 한겨레신문 기사에 대한 언급으로 알려졌다.

오 원내대변인은 "대통령실이 국정 무능, 인사, 외교 참사 등 총체적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철저히 기획된 정치감사를 진두지휘한 것"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의 '감사원은 독립적 헌법기관의 일이라 언급조차 적절치 않다'던 말이 모두 새빨간 거짓이었다"고 비판했다.

당 윤석열정권 정치탄압대책위원회도 기자회견을 열고 "정권의 시녀, 권력의 시녀를 자처하는 감사원의 실체가 드러났다"며 강하게 규탄했다.

김의겸 대변인은 회견 후 취재진과 만나 "대통령실 '넘버 투'인 국정기획수석이 감사원 사무총장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국정기획수석이 뒤에서 문 전 대통령 감사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다고 충분히 유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뿐만 아니라 대통령실 하명에 따라 감사원이 감사에 착수한 사건들이 더 있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11일 (법제사법위의) 감사원 국감 때 밝히겠다"고 덧붙였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민정비서관 출신인 김영배 의원은 "음습한 기획 사정이자 야합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라며 "유 사무총장에 대한 직무 감찰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 수석은 국정기획이 아닌 '사정기획수석'이었다는 점이 드러났다"며 "이 수석과 유 사무총장의 휴대전화를 포렌식해서 하루에 몇 차례나 대화를 나눴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책위는 내주께 감사원을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추가 고발할 예정인 가운데 고발 대상에 이 수석도 포함할 방침이다.

김 대변인은 "지난 8월에 이미 최재해 감사원장과 유 사무총장을 공수처에 1차 고발했다"며 "더 시간을 지체하면 주요 증거들이 멸실될 수 있으니 공수처가 신속히 수사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