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만난 이재용…'삼성-ARM' 빅딜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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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방한 중인 일본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을 만났습니다.
대형 인수합병(M&A) 이슈로 떠오른 ARM 관련 협력을 논의했을지 가장 큰 관심인데요.
산업부 정재홍 기자와 이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정 기자. 시장의 기대가 컸는데 어떤 내용을 주고 받았는지 확인이 좀 됐습니까.
<기자>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일단 두 인물이 만났다는 데 의미를 둬야 하는 상황입니다. 시장의 기대처럼 ARM 인수합병(M&A)이나 지분매각 등 구체적인 협력 논의는 아직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이 부회장과 손 회장은 어제(4일) 늦은 오후 삼성 서초사옥에서 만났습니다. 삼성전자에서는 반도체 수장인 경계현 사장과 모바일사업 수장 노태문 사장이 이 부회장과 동석했고요.
손정의 회장은 르네 하스 ARM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했습니다. 이후 저녁 만찬까지 함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 부회장이 지난달 손 회장과의 만남을 예고했고, 지난 1일 손 회장이 긴급 방한하면서 ARM 관련 논의각 긴급물살을 탔습니다. 이 때문에 두 사람 만남 자체가 빅딜 성사 예고편 격으로 해석됐죠.
이번 방문에서 손 회장은 이 부회장에게 삼성과 ARM의 중장기적인 포괄적 협력 방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삼성 측에서는 이날 만남 자체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진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올해 초부터 삼성전자의 ARM 인수 관련 기대감이 커졌잖아요.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별 것 없었다는 건가요. 포괄적 협력 방안이라면 어떤 걸 말할 수 있을까요.
<기자> 일단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사안이라 언급하기는 조심스럽다는 전제에서요.
매각, 인수 관련 구체적인 얘기가 나오지 않았다면 사업적 협력 방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을 거라는 게 재계의 시각입니다.
이날 회동에 삼성전자의 반도체, 모바일 수장이 함께 했다는 측면을 고려하면요.
모바일 AP와 사물인터넷(IoT) 칩 설계 강자인 ARM과의 기술협력, 인적교류 등을 논의했을 가능성이 일단은 크다는 분석입니다. 현재 삼성전자도 매년 ARM에 반도체설계 IP 라이선스 비용을 지불하고 있습니다.
<앵커> 몇 달 동안 기대를 모았던 회동이 이렇게 끝나면 시장엔 큰 실망을 안길 것 같은데요. 회장 취임을 앞둔 이재용 부회장이 성과를 내려 하지 않을까요?
<기자> 이재용 부회장도 회장 취임을 앞두고 성과가 필요한 시점이지만요.
글로벌 경기 악화와 투자 실패로 상반기 손실만 우리돈으로 50조 원 넘게 기록하고 있는 소프트뱅크그룹의 손 회장이 더 급하다는 평가입니다.
이번 만남 이후에도 손 회장은 지속적으로 ARM IPO(기업공개) 지분 투자를 요청할 가능성을 배제하긴 어렵습니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외화 투자에 불리한 환율 상황에 독과점 규제로 현실적으로도 힘든 단독인수 같은 무리한 행보를 이어갈 가능성은 낮습니다.
ARM 이외에도 자금 확보를 위해 손 회장이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인공지능(AI)나 로봇 기업, 예를 물류자동로봇 기술을 보유한 오토스토어 같은 회사에 대한 인수 제안을 할 수도 있습니다.
소프트뱅크는 2년 전에 현대자동차그룹에 로봇 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를 매각한 바 있습니다.
AI나 로봇 모두 삼성전자도 미래 먹거리로 삼은 분야입니다.
<앵커> 네. 이재용 부회장과 손정의 회장의 회동은 추이를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군요, 잘 들었습니다.
정재홍기자 jhjeong@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