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 "도주 우려 없고 광범위한 수사 이뤄져 증거인멸 우려도 없어"
올해 초 29명 유해 화학물질에 중독…세척제 쓴 업체 2곳 대표도 재판 중
노동자 수십명 급성중독 유발한 세척제 제조업체 대표 보석 신청
노동자 수십 명에게 급성 중독 사고를 일으킨 세척제를 제조·판매한 혐의(화학물질관리법 위반 등)로 구속 기소된 유성케미칼 대표이사가 법원에 보석을 신청했다.

5일 법원 등에 따르면 해당 업체 대표이사 A(72)씨는 창원지법 형사4단독(강희경 부장판사)에 지난달 말 보석을 신청했다.

A씨 변호인은 이날 열린 보석 심문에서 "피고인이 70세가 넘는 고령이고, 연 매출 40억 정도 되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어 도망 염려가 없다"며 "앞서 증거 인멸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 구속영장이 발부됐지만, 현재까지 수사기관의 광범위한 수사와 여러 진술이 이뤄진 만큼 증거 인멸 우려도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고인의 구속기간이 오는 12월 말까지인데 피해자들과의 합의, 배상을 위해서도 불구속 수사가 필요하다"며 "피고인들 사이에서 책임 공방이 치열하게 진행될 예정인 만큼 피고인 중 A씨 혼자 구속돼 재판받는 것은 형평성에도 맞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A씨에 대한 보석 허가 여부를 조만간 결정하기로 했다.

올해 초 유성케미칼이 만든 세척제를 쓴 사업장 2곳에서는 독성 간염 증상자가 모두 29명 발생한 바 있다.

당시 세척제에 포함된 유해물질 트리클로로메탄(클로로포름)이 급성 중독 사건을 일으킨 원인으로 지목됐다.

트리클로로메탄은 무색의 휘발성 액체로, 주로 호흡기를 통해 흡수된다.

고농도로 노출되면 간 손상을 야기한다.

재판부는 이날 A씨에 대한 보석 심문에 이어 A씨 및 유성케미칼로부터 세척제를 납품받아 쓴 두성산업 대표이사 B씨, 대흥알앤티 대표이사 C씨에 대한 속행 공판도 진행했다.

B·C씨는 독성물질을 사용하는 사업장의 사업주로서 노동자 안전 확보 의무를 다하지 않은 혐의(중대재해처벌법·산업안전보건법·화학물질관리법 위반)로 기소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