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매입·기존주택 매각 때 소득세 환급, 모기지 금리 인하

중국 당국이 부동산 경기 부양에 '풀 베팅' 하고 나선 모습이다.

중국 전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거의 30%에 달하는 부동산 산업의 침체가 이어지면 중국 경제 동력 회복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듯하다.

실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제로 코로나' 정책에 따른 중국 내 소비 부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물가 인상) 및 각국 금리 인상으로 중국 수출도 감소하는 상황에서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부동산 시장에 대한 위기감이 작지 않다.

이달 16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을 확정할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를 목전에 둔 상황에서 '부동산 실정'에 따른 민심 이반 현상을 우려하는 분위기도 있어 보인다.

중국, 부동산 경기 부양에 '풀베팅'…집값 하락세 방어에 총력
사실 작금의 중국 부동산 경기 침체는 중국 당국이 자초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대대적인 부동산 투기 단속으로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인 헝다(恒大·에버그란데)가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황에 부닥쳤고, 이는 여타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유동성 위기로 이어져 개발 프로젝트 중단을 초래했다.

이로 인해 아파트 수분양자들이 모기지 상환 거부로 맞서면서 중국 전역의 부동산 시장 위기로 확산했고, 자칫 금융 위기로 이어질 상황에 부닥쳤다.

이런 상황을 겪고 나서야 중국 당국은 금리 인하, 부동산 개발업체에 대한 은행 자금 지원, 정책금융기관을 통한 특별 대출 제공 등의 대책을 내놓았으나 그 효과가 신통치 않았다.

실제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지난 9월 현재 중국 100개 도시의 신규 주거용 건물 평균 가격은 1㎡당 1만6천200위안(약 326만원)으로 전월 대비 0.02% 떨어져 월별 기준으로 3년 연속해 하락했다.

100개 도시의 주택 거래 가격도 1㎡당 1만5천970위안(약 322만원)으로 전월 대비 0.13% 내렸다.

그러자 이번에는 중국 당국이 국경절(10월 1일) 연휴 직전에 소비자를 직접 겨냥한 조치를 내놓았다.

새 주택 구매 때 개인소득세 환급, 생애 첫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 인하, 일부 도시에 모기지 금리 하한선 하향 조정 등이 그것이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건 지난달 30일 중국 재정부와 세무총국이 발표한 '주택 교체 지원을 위한 개인소득세 정책'이다.

이는 기존 주택을 팔고 신규 주택을 사면, 매각한 주택에 매긴 개인소득세를 환급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중국, 부동산 경기 부양에 '풀베팅'…집값 하락세 방어에 총력
새 주택 매입금액이 기존 주택 매각 금액 이상이면 개인소득세 전액을, 그 미만이면 둘 간의 차액에 따라 차등 환급한다고 명시했다.

통상 개인소득세는 매각 금액의 10% 수준인데, 이번 조치로 거래 대상자들은 3만∼5만위안(약 600만∼1천만원)의 세금과 수수료 혜택을 볼 수 있으며 베이징 등에서는 수십만위안(수천만원)을 절약할 수 있다고 차이신은 전했다.

아울러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이달부터 생애 첫 모기지 금리를 0.15%포인트 내린 것도 주목 대상이다.

이런 금리 인하는 7년 만에 처음이다.

이는 부동산 개발업체들의 건설 중단으로 모기지 상환 거부에 나선 수분양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려는 조치로 보인다.

인민은행과 중국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가 지난달 29일 발표한 모기지 이자 완화 방안도 의미가 작지 않다.

올해 6월부터 8월까지 신축된 상업용이나 주거용 건물의 매매 가격이 전월 대비 및 전년 동기 대비 하락한 도시의 경우 지방 정부가 생애 첫 주택 구매자의 대출 금리 하한선을 낮추거나 폐지할 수 있도록 했다.

이 기준에 중국 내 20여 개 도시가 해당한다.

차이신은 "국경절을 앞두고 부동산 활성화를 위한 블록버스터급 정책이 도입됐다"고 짚었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번 사태를 계기로 언제든 중국 당국이 부동산 투기 단속을 이유로 부동산 시장 옥죄기에 나설 것이라는 의구심이 커진 탓에 중국 소비자들이 선뜻 주머니를 열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중국, 부동산 경기 부양에 '풀베팅'…집값 하락세 방어에 총력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