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기인데도 10월 첫 2주간 아시아→미국행 60여편 운항 취소
해상운송업체 운항 취소 급증…"인플레·소비둔화에 수요 격감"
쇼핑 시즌을 앞두고 일 년 중 가장 바쁜 시간을 보내야 할 해상운송업체들이 오히려 컨테이너선의 운항을 취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현지시간) 10월3일부터 17일까지 2주간 예정됐던 아시아에서 미국으로 가는 컨테이너선 60여 편의 운항이 취소됐다고 보도했다.

해상운송업체들이 컨테이너선 운항을 취소하는 원인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소비둔화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일반적으로 10월은 컨테이너선의 운항이 가장 활발한 시기라는 것이 WSJ의 설명이다.

핼러윈이나 추수감사절, 크리스마스 등 쇼핑 수요가 급증하는 연말연시를 앞두고 미국의 대형 유통업체들이 대규모로 재고를 확보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올해 가을에는 오히려 컨테이너선에 대한 미국 유통업체들의 수요가 격감했다.

대형 유통업체들이 늘어나는 재고 처리를 위해 기존 상품 주문도 취소해야 할 정도로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난달 태평양을 건너는 아시아-미주 노선의 운송량은 1년 전보다 13% 줄었다.

또한 컨테이너선 운임도 1년 전에 비해 75% 가까이 하락했다.

벌크선 운임을 나타내는 발틱운임지수(BDI)에 따르면 1년 전 중국에서 미국 서해안까지 40피트짜리 표준 컨테이너 1대당 평균 해상 운송비용은 1만9천 달러에 달했지만, 현재는 3천900달러로 떨어졌다.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가는 컨테이너선의 운항도 비슷한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르웨이에 기반을 둔 운송 정보업체 제네타에 따르면 10월 첫째 주에 잡혔던 아시아-유럽 노선 중 3분의 1이 취소됐고, 둘째 주의 경우엔 절반이 취소됐다.

제네타의 수석 애널리스트 피터 샌드는 "해상운송업체들이 올해도 성수기에 컨테이너선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잘못 예측했기 때문에 취소 건수도 많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