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위' 친러성향 좌파 화합당, 이번엔 원내 입성 실패
'러시아계 30%' 라트비아 총선서 친서방 정당 승…4년전과 딴판
유럽연합(EU) 회원국이면서 러시아계가 인구의 30% 가까이 차지하는 라트비아 총선에서 친서방 성향 정당이 승리를 거머쥐었다.

2일(현지시간) 라트비아 공영방송(LSM)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총선 개표가 거의 마무리된 가운데 크리샤니스 카린슈 총리의 친정이자 친서방 성향의 중도 정당인 신통합당이 18.94%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

반면 친러 성향의 좌파 정당인 화합당은 이번엔 득표율이 4%에 그쳐 원내 입성에 사실상 실패했다.

총 100석인 국회에 입성하기 위해서는 각 정당은 최소 5% 이상의 득표율을 얻어야 한다.

라트비아 내 러시아계의 목소리를 대변해온 화합당이 직전인 2018년 총선 당시엔 19%가량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정반대 결과가 나온 셈이다.

이는 라트비아 내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확산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옛 소련으로부터 1991년 독립한 라트비아는 인구 190만 명으로, 지리적으로 보면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EU의 '최전선'에 자리 잡고 있다.

실제 총 19개 정당, 1천800여 명의 후보가 난립한 이번 총선에서 원내 입성 득표율 하한선인 5%를 넘긴 정당은 8곳에 그쳤는데, 이 가운데 친러 성향 좌파 정당은 1곳에 그쳤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1위를 차지한 신통합당과 비슷한 성향의 다른 중도 정당들이 2, 3위를 뒤이어 기록하면서 카린슈 총리로선 차기 연정 구성이 수월해질 전망이다.

이를 통해 우크라이나전 장기화 국면에서 나머지 발트해 연안국들과 마찬가지로 러시아에 대한 강경 노선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