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인천 남동산단 '킹달러'에 시름…"원재료 수입 겁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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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둔화세에 시장도 위축…"비싼 이자에 투자도 걱정"
"가장 필요한 주원료 가격이 1㎏당 5천원에서 9천원으로 올랐는데 판매 가격은 제자리라 답답할 뿐이죠."
지난 29일 인천시 남동구 남동국가산업단지의 모 화장품 원료 제조업체.
업체 대표 A씨는 공장 안에서 조용한 기계음을 내며 돌아가는 장비들을 돌아보고는 어두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회의실 한 쪽에 즐비하게 놓인 상패들은 20년 넘게 굳건하게 버틴 회사의 발자취를 대변하고 있지만, 이 건실한 중소기업조차 최근 닥쳐온 환율 급등과 유가 상승의 파고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
기능성 화장품 원료를 개발하는 이 업체는 히알루론산·쉐어버터·멘톨 등 원재료 30여개 품목을 달러를 주고 수입한다.
대부분 석유에서 유래하는 화장품 원룟값이 작년 대비 30∼40% 오른 탓에 올해 영업 매출 20% 성장을 바라보던 이 업체는 5% 마이너스 성장으로 전망을 낮출 수밖에 없었다.
A씨는 "원달러 환율이 1천400원대까지 오른 상황에서 원재료 수입하기도 겁이 나는 상황"이라며 "전사적으로 꼭 필요한 경비가 아닌 모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사전 지출 결의를 도입해 판촉비와 영업비를 대폭 줄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래라면 원재료 1t 살 걸 500kg로 줄여 수입한다"며 "괜히 지금 사서 물건을 많이 가지고 있다가 환율이 떨어져 버리면 장기 재고가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원재료 수입 비중이 크지 않아 고환율 여파를 다소 비껴간 중소기업들도 업계 전반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는 경기 침체 영향에서 벗어나긴 어려운 실정이다.
남동공단의 한 포장기계 제조 업체 공장에 들어서자 직원 서너 명만이 덩치 큰 기계를 조립하거나 작동시키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포장 설비에 대한 기업들의 투자 자체가 줄면서 기계를 사줄 내수·해외 시장 자체가 움츠러들었고 이는 고스란히 업체에 전가됐다.
이 업체 대표 B씨는 "경기 사이클이 침체 국면에 들어가면서 공장 확장 등의 설비 투자가 감소하고 있다"며 "지난해 연간 70대가량을 판매했는데 벌써 국내 수주 감소세가 피부에 와 닿고 있어 하반기 수익성이 8∼10%가량 떨어질 걸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원자잿값 상승으로 인한 가격 인상분은 시장에서 받아야 하는데 경기침체 상황에서 이것도 어렵다"며 "공장 확장 계획이 있어 차입금을 쓸 수밖에 없는데 금리가 가파르게 올라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고금리 기조 속 고환율·고물가의 '3중고'가 겹치면서 남동산단을 포함해 인천 중소기업들이 심각한 경영난을 우려하며 시름에 잠겨 있다.
1일 인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인천 제조업체 135곳 중 86곳(63.6%)은 상반기 영업 이익이 목표치에 미달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 중 가장 많은 29%는 그 이유로 환율과 물가 변동성을 꼽았다.
환율·물가의 등락 폭이 클수록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원자재 가격과 원·달러 환율이 각각 10% 상승할 경우 수입이 3.6% 증가하는 반면 수출은 0.03%만 늘 것이라는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의 분석도 나온 바 있다.
더욱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오는 11월에도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고환율 추세가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대표 A씨는 "한 달에 20만달러가량을 원재료 수입에 쓰고 있는데 정부가 단기적으로라도 30만∼50만 달러 정도를 2∼3%대 저리로 대출해주면 수입 업체는 다소 견딜 만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인천상공회의소 관계자는 "현재 업체들이 가장 어려움을 호소하는 부분은 원자재 가격과 환율 상승으로 인해 전체 제조 비용이 많이 올랐다는 것"이라며 "경영 안정화를 위해 자금 지원을 일시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지난 29일 인천시 남동구 남동국가산업단지의 모 화장품 원료 제조업체.
업체 대표 A씨는 공장 안에서 조용한 기계음을 내며 돌아가는 장비들을 돌아보고는 어두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회의실 한 쪽에 즐비하게 놓인 상패들은 20년 넘게 굳건하게 버틴 회사의 발자취를 대변하고 있지만, 이 건실한 중소기업조차 최근 닥쳐온 환율 급등과 유가 상승의 파고에 큰 타격을 받고 있다.
기능성 화장품 원료를 개발하는 이 업체는 히알루론산·쉐어버터·멘톨 등 원재료 30여개 품목을 달러를 주고 수입한다.
대부분 석유에서 유래하는 화장품 원룟값이 작년 대비 30∼40% 오른 탓에 올해 영업 매출 20% 성장을 바라보던 이 업체는 5% 마이너스 성장으로 전망을 낮출 수밖에 없었다.
A씨는 "원달러 환율이 1천400원대까지 오른 상황에서 원재료 수입하기도 겁이 나는 상황"이라며 "전사적으로 꼭 필요한 경비가 아닌 모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사전 지출 결의를 도입해 판촉비와 영업비를 대폭 줄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래라면 원재료 1t 살 걸 500kg로 줄여 수입한다"며 "괜히 지금 사서 물건을 많이 가지고 있다가 환율이 떨어져 버리면 장기 재고가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원재료 수입 비중이 크지 않아 고환율 여파를 다소 비껴간 중소기업들도 업계 전반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는 경기 침체 영향에서 벗어나긴 어려운 실정이다.
남동공단의 한 포장기계 제조 업체 공장에 들어서자 직원 서너 명만이 덩치 큰 기계를 조립하거나 작동시키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포장 설비에 대한 기업들의 투자 자체가 줄면서 기계를 사줄 내수·해외 시장 자체가 움츠러들었고 이는 고스란히 업체에 전가됐다.
이 업체 대표 B씨는 "경기 사이클이 침체 국면에 들어가면서 공장 확장 등의 설비 투자가 감소하고 있다"며 "지난해 연간 70대가량을 판매했는데 벌써 국내 수주 감소세가 피부에 와 닿고 있어 하반기 수익성이 8∼10%가량 떨어질 걸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 "원자잿값 상승으로 인한 가격 인상분은 시장에서 받아야 하는데 경기침체 상황에서 이것도 어렵다"며 "공장 확장 계획이 있어 차입금을 쓸 수밖에 없는데 금리가 가파르게 올라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고금리 기조 속 고환율·고물가의 '3중고'가 겹치면서 남동산단을 포함해 인천 중소기업들이 심각한 경영난을 우려하며 시름에 잠겨 있다.
1일 인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인천 제조업체 135곳 중 86곳(63.6%)은 상반기 영업 이익이 목표치에 미달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 중 가장 많은 29%는 그 이유로 환율과 물가 변동성을 꼽았다.
환율·물가의 등락 폭이 클수록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원자재 가격과 원·달러 환율이 각각 10% 상승할 경우 수입이 3.6% 증가하는 반면 수출은 0.03%만 늘 것이라는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의 분석도 나온 바 있다.
더욱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오는 11월에도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했다.
고환율 추세가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대표 A씨는 "한 달에 20만달러가량을 원재료 수입에 쓰고 있는데 정부가 단기적으로라도 30만∼50만 달러 정도를 2∼3%대 저리로 대출해주면 수입 업체는 다소 견딜 만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인천상공회의소 관계자는 "현재 업체들이 가장 어려움을 호소하는 부분은 원자재 가격과 환율 상승으로 인해 전체 제조 비용이 많이 올랐다는 것"이라며 "경영 안정화를 위해 자금 지원을 일시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