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은 30일(현지시간)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전에서 신임 추기경 서임 축하 미사를 주례했다.
새 추기경 20명은 지난 27일 서임식에서 순교자의 피를 상징하는 빨간색 복장을 했던 것과 달리 이날 녹색 제의를 입고 주교관을 쓴 채로 입장했다.
서임식 이후 사흘 만에 열린 이날 미사는 추기경단의 새 일원이 된 신임 추기경들을 축하하는 자리다.
226명으로 늘어난 전 세계 추기경 가운데 약 190명이 축하 미사에 참석했다고 교황청 관영 매체인 '바티칸 뉴스'는 전했다.
축하 미사를 끝으로 이틀간의 추기경 회의도 막을 내렸다.
이번 회의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기존 추기경단은 물론 신임 추기경들과 함께 교황령 '복음을 선포하여라'를 논의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번 회의에선 교황청의 수직적 지배구조를 수평적 구조로 바꾸고, 의사결정 과정에 평신도와 여성의 참여를 확대하는 방안 등이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추기경 회의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탈리아 중부의 라퀼라를 방문한 직후에 개최돼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라퀼라에는 가톨릭 역사상 처음으로 생존 중 사임한 첼레스티노 5세(1215∼1296) 교황의 유해가 안치돼 있다.
2013년에는 베네딕토 16세가 건강상 이유로 교황직에서 사임했다.
첼레스티노 이후 두 번째이며, 719년 만의 교황 사임으로 신자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베네딕토 교황은 사임 발표 4년 전인 2009년 라퀼라를 방문해 자신의 팔리움(교황과 대주교가 착용하는 양털로 짠 고리 모양의 띠)을 벗어두고 갔다.
이처럼 자진 사임의 상징처럼 통하는 라퀼라를 프란치스코 교황이 29일 방문하면서 교황 사임이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미사에서 강론 중 이와 관련해 별다른 언급이 없었고, 이틀간 주재한 추기경 회의에 대해서도 자세한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