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에 발 묶인 엑손 "석유가스사업 철수 막으면 소송 걸겠다"
미국 최대 석유기업인 엑손모빌이 러시아 정부에 극동 러시아 사할린 유전개발사업 철수를 계속 막을 경우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방침을 통보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엑손모빌의 대변인인 케이시 노턴은 회사가 최근 러시아 정부에 러시아 극동 석유·천연가스 개발 합작사업인 사할린-1 프로젝트 철수와 관련해 지분 매각을 보장해달라는 요구를 담은 내용증명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이런 통지는 보통 소송 전 단계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양측이 합의할 수 있는 기한이나 소송 제기 시점이 명시된다.

엑손모빌은 최소 170억 달러(약 22조9천억원)가 투입된 사할린-1 사업에서 지분 30%를 보유하고 있으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지난 3월 사할린-1의 운영을 중단하고 사업을 매각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매각 작업은 러시아 정부의 행정명령으로 막힌 상태다.

러시아는 지난달 사할린-1 프로젝트를 러시아 관할권 아래에 두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이달 초에는 서방의 비우호국 투자자가 은행과 에너지 등 주요 전략 산업의 지분을 매각하는 것을 연말까지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정부는 엑슨모빌의 소송 경고에 대해 별도로 논평하지 않았으나, 사할린-1 합작사 중의 하나인 러시아 국영 석유업체 로스네프트는 엑손모빌이 원유 생산을 일방적으로 줄여 합작사업이 손실을 봤다면서 엑슨모빌의 사업 복귀를 요구했다.

로스네프트는 사할린-1 사업에서 지분 20%를 보유하고 있다.

그밖에 일본의 사할린석유가스개발(SODECO)와 인도의 국영석유회사인 ONGC 비데시가 각각 지분 30%, 20%를 보유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