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백신 프로그램 '알약'이 오류를 일으켜 PC가 먹통이 되는 사례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알약 프로그램 개발·운영사인 이스트시큐리티는 긴급 대응 조치에 나섰다.

정보통신(IT)업계에 따르면 이날 오전 알약 프로그램의 공개용 버전이 업데이트 된 후 정상 프로그램을 랜섬웨어로 잘못 인식하는 오류가 속출했다.

실제로는 멀쩡한 시스템에 대해 알약이 보안 공격을 받았다고 자체 분석한 뒤 ‘랜섬웨어 의심 행위를 차단했다’는 알림 메시지를 내보냈다. 이 메시지가 뜬 이후엔 이용자가 쓰던 프로그램이 멈춰 해당 프로그램의 어떤 기능도 쓰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여럿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업데이트 된 알약 프로그램이 윈도우즈 운영체제(OS)의 기본 파일을 랜섬웨어로 착각했다는 추측도 나온다. 알림 메시지가 뜬 이후 윈도우를 재부팅 조차 할 수 없게 됐다는 사례가 나와서다. 일부 PC에 대해선 ‘SearchApp. exe’에 대한 차단이 이뤄졌다. 이는 이용자가 윈도우즈 작업 표시줄을 쓸 수 있도록 하는 기본 프로그램 중 하나다.

이날 SNS 등에는 개인용 컴퓨터를 사용하던 일부 직장인들과 소상공인들이 업무 먹통을 호소하는 사례가 이어졌다. 한 전자제품 제조기업에 다니는 박 모씨는 “개인용 노트북으로 엑셀 문서를 작업하던 중 경고 메시지가 뜨더니 시스템 자체가 멈췄다”며 “재부팅도 되지 않아 작업 중인 내용이 완전히 날아갔는지 알 수도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해운업계에 종사하는 이 모씨는 "컴퓨터가 아예 멈춰 출장 수리를 불렀더니 비슷한 문의가 너무 몰려 서너시간은 기다려야 한다는 답을 받았다"며 "외국 파트너사에게 보낼 서류 작업 중이었는데 매우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이스트시큐리티에 따르면 알약은 1600만명의 사용자를 확보해 국내 개인용 백신 프로그램 중 이용자가 가장 많다.

이스트시큐리티는 이날 "금일 오전 11시 30분 업데이트된 알약 공개용에서 랜섬웨어 탐지 오류가 발생하여 현재 정확한 원인 분석 및 긴급 대응 중에 있다"며 "제품 사용 중 불편함을 드려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조속히 정상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내용의 공지문을 올렸다.

알약 업데이트 오류의 복구 툴 공개 일정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이스트시큐리티에 따르면 기업용 제품은 이같은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