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사태로 정부가 제 기능을 못 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녹록지 않은 경제 상황에서 정책 대응이 늦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11일 관가에 따르면 최근 일부 부처 장관들은 “당분간은 우리 부처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는 정책만 추진하자”는 지침을 내렸다. 다른 부처와 협업해야 하는 정책은 대통령실의 조율이 필요한데, 대통령실이 제 기능을 못 하고 있어 미루자는 취지다.대통령실 정책라인은 사실상 멈춰 섰다. 한 경제부처 관계자는 “최근 대통령실에 보고할 사안이 있어 용산으로 가려고 문의하니 담당 비서관이 ‘오지 말라’고 답했다”며 “부처는 대통령실 승인이 없으면 선뜻 일을 추진하기 어려운데, 보고를 못 하게 하니 답답하다”고 말했다.대통령실은 계엄 사태 이후 정책 관련 발표 및 일정을 모두 취소한 상태다. 연내 발표하겠다고 예고한 정책들에 대한 논의도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연말연시 소비 진작 대책과 실손보험 개선 방안, 계속고용 로드맵 등이 대표적이다.한 부처 과장급 공무원은 “서울청사는 장관과 차관이 분주하게 움직여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세종청사에 있는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새로 일을 벌이지 말자’는 분위기가 많다”며 “일부 관료는 ‘다음 정부를 위한 정책을 고민해야 할 때가 아니냐’는 농담도 주고받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도병욱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3 비상계엄 사태’에 따른 증시 부진과 원·달러 환율 상승 등 국내 시장 불안을 진정시키기 위한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퇴진에 따른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로서 수권 역량을 보여주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이 대표는 11일 국회에서 열린 당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국민 어려움 앞에 여야가 있을 수 없다”며 “여야와 정부가 힘을 합쳐 지금의 위기를 잘 넘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전날 여당인 국민의힘과 정부를 향해 ‘여야정 비상경제점검회의’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이 대표는 “기획재정부는 적극 참여하겠다고 하는데, 여당은 아직 얘기가 없다”며 “가급적 함께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여당이 끝까지 나서지 않는다면 정부와 둘이서 점검회의를 꾸리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됐다.이 대표는 또 회의에서 “정책 기조를 민생과 성장 중심으로 전환한다면 우리 경제는 놀라운 회복력을 발휘할 것”이라며 “신성장동력을 마련해 한국을 떠나려는 투자자를 되돌리고, 한국이 여전히 잠재력이 큰 매력적인 투자 국가임을 보여드리겠다”고 했다.이 대표는 최근 한국거래소를 방문해 국내 증시 상황을 점검했고, 철도 파업으로 대치 중인 정부와 철도노조의 교섭을 중재하겠다며 노조 사무실을 찾기도 했다.민주당 소속 기획재정위원회 위원들은 한국은행을 방문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탄핵 정국으로 나라가 혼란한 상황에서 경제를 챙기는 것은 다수당과 당 대표가 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민주당은 탄핵 정국 속에서도 장단기 경
오는 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재표결을 앞두고 탄핵안이 가결될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친한(한동훈)계 의원을 중심으로 줄줄이 투표 참여 의사를 밝혀 여권의 ‘단일대오’가 사실상 무너졌다는 평가가 많다.더불어민주당은 11일 윤 대통령 2차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고 14일 오후 5시 재표결을 예고했다. 국민의힘은 아직까지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유지하고 있지만, 표결에 참여하겠다는 의원이 잇따르고 있다. 김재섭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저는 윤 대통령을 탄핵하고자 한다. 이것이 대한민국 헌법 질서를 바로 세우는 길”이라고 밝혔다.지난 7일 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진 안철수, 김예지 의원과 이미 찬성 의사를 밝힌 김상욱, 조경태 의원 등을 포함하면 5명의 찬성표가 나온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친한계 배현진·박정훈·김소희·진종오·유용원·고동진 의원과 친윤계 권영세·김대식 의원도 투표에 참여하겠다고 밝혔다.이들 중 3명만 찬성표를 던지면 탄핵안은 가결된다. 與의원들, 하나둘 "투표하겠다"…탄핵반대 당론 '균열' 가능성 높아진 탄핵안 가결…민주, 두 번째 尹 탄핵안 발의오는 14일 윤석열 대통령의 두 번째 탄핵소추안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 ‘투표 참여’로 돌아선 국민의힘 의원이 10명을 넘어섰다. 여당 내 8표의 이탈표만 나오면 탄핵안이 가결될 수 있는 상황에서 “탄핵을 막자”던 국민의힘 당론에도 사실상 균열이 가게 됐다. 윤 대통령이 이번주까지 자진 하야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사실상 탄핵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11일 한국경제신문 취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