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것들을 찾아 나서다…동시대 미술가들의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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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스페이스3 '물질 구름'·일민미술관 특별전·최하늘 '태'
모더니즘 추상화가 등장한 지 한 세기가 지난 오늘날 비가시적인 것들을 쫓는 젊은 작가들의 예술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전시가 잇따라 열린다.
서울 종로구 통의동 아트스페이스3에서는 젊은 작가 14명이 참여한 추상미술 기획전 '물질 구름'이 24일 개막했다.
일민미술관은 오민, 권오상, 최하늘의 신작을 소개하는 특별전을 개최한다.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최하늘의 개인전은 갤러리2와 P21에서도 열린다.
아트스페이스3의 '물질 구름'은 고(故) 강석호 작가와 이은주 독립기획자가 공동으로 기획했던 추상미술 3부작 전시(2019∼2020년)에 참여한 작가 14명의 신작들을 선보이는 자리다.
회화와 조각, 미디어, 설치 등 다양한 장르로 전시를 구성해 동시대 추상 경향을 한자리에서 살펴볼 기회를 제공한다.
참여 작가들은 일상적 경험에 대한 감각을 표현하거나, 지시 대상이 없는 세계를 그려내고, 디지털 환경에서의 물질에 대한 반응을 탐구한다.
방법론은 각각 다르지만, 모두가 비가시적이고 추상적인 세계를 형식화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박형지는 작업실 벽에서 관을 타고 흐르는 물소리를 들은 감각적 경험을 회화의 제스처로 전환했고, 김겨울은 스페인의 고메라 섬에서 사용하는 '휘파람 언어'에 착안해 보이지 않는 세계의 연결을 상상해 화면에 펼쳐냈다.
김민경은 육아하는 일상 속에서 정해진 모양 없이 손 가는 대로 작업한 자수 작품을 설치했다.
배헤윰의 색면추상 같은 회화는 색과 도상 등의 관계들로 플롯을 만들어 내는 연작 중 하나다.
'볼 수 없고 만질 수 없는 것'을 그리려 한다는 정현두는 그림의 의인화를 시도한 작품을 선보인다.
성시경은 형상에 대한 계획 없이 붓의 움직임을 따라가며 그림을 완성하고 한성우는 그리기를 통해 가까워지기를 요구하지만, 도착할 수 없는 지점에 놓아둔 작가의 상상 속 이미지를 담으려 한다.
박성소영의 단순하지만 화려한 색채로 채워진 화면은 시간을 초월한 광활한 공간을 표현해 어디서 본 듯하지만 낯선 장면을 연출한다.
윤두현은 디지털 이미지를 편집하고 오버헤드 프로젝터(OHP)용 필름에 프린트해 잉크가 마르지 않은 상태로 종이에 찍어 내거나 다시 사진으로 촬영해 출력한 것을 콜라주 하는 등 독특한 방식으로 작업하는 작가다.
이번 전시에선 색과 광택, 잉크의 조합을 사용해 빛을 사용하지 않고도 빛이 확장되는 이미지를 구현한 작품 4점을 선보인다.
설고은은 유튜브의 쇼츠 영상을 장시간 본 경험을 정사각 화면에 에어 스프레이로 아크릴물감을 뿌려 잔상을 해체한다.
주슬아는 3D 애니메이션을 영상과 3D 프린터 출력물, 평면 등 서로 다른 차원으로 분해, 재조합, 복제해 새로운 개체로 만들어 낸다.
이은주 기획자는 "탈 모더니즘의 맥락 속에서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조형 그 자체를 중시하는 태도는 2010년대 이후 다시금 주목할 만한 현상으로 나타났다"며 "많은 젊은 작가들이 순수 조형 요소를 갖고 사고와 감각, 상상을 조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뜬구름을 보며 잠시 딴생각을 하는 시간이 필요한 것처럼 분명한 것들을 지시하지 않는 이미지가 주는 상상의 여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일민미술관은 23일부터 10월 2일까지 오민 개인전과 권오상·최하늘 2인전을 동시에 개최한다.
오민은 서울대에서 피아노와 시각디자인을, 미국 예일대에서 그래픽디자인을 공부하고서 주로 시간을 둘러싼 물질과 사유의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작가로 알려져 있다.
그는 미술과 음악, 무용을 활용해 시간을 기반으로 하는 설치와 퍼포먼스를 연구해 고유의 예술 세계를 구축해 나간다.
이번 전시에는 3채널 영상 작품 '폴디드'(Folded)를 선보인다.
56초 단위로 짜인 장면 16개를 편집한 것으로 스크린 3개에 펼쳐진다.
작품은 무용수들이 등장인물과 촬영 스태프로 계속 역할을 바꾸며 주어진 장면을 연출하는 과정을 담은 영상 2편과 연출의 결과물로 보이는 영상 1편으로 구성된다.
각각의 영상은 시간의 흐름을 다르게 편집해 각 스크린에서 일어나는 작동을 비교하며 시간에 관한 고민을 유도한다.
소리를 매체로 사용하는 작가는 이 작품에서도 기존의 틀을 깨는 음향을 사용했다.
무언극을 수행하는 듯한 등장인물들의 움직임과 촬영 도구들의 이동에서 발생하는 소음만 담아냈다.
사진을 잘라 입체로 만드는 작품으로 유명한 조각가 권오상은 조각의 정체성을 탐구하는 젊은 작가 최하늘과 2인전을 준비했다.
두 작가는 이번 전시를 위해 서로의 방법론을 적용해 비평적인 태도로 작업했다.
권오상은 최하늘의 조각을 지지체로 삼으며 내부와 표면의 분리를 시도하는 추상 조각 작품을, 최하늘은 권오상의 조형성이 변화한 행적을 전통의 차원에서 점검한 작품을 각각 선보인다.
최하늘은 25일 갤러리2와 P21에서 개막한 개인전 '태(態)'에서도 조각과 설치, 영상 등 신작 41점을 소개했다
개인전에서는 신체 조각을 주로 출품했다.
전통적 조각의 주요 소재인 신체를 변형시키고 플라스틱 재료를 사용하는 등 동시대의 중심과 주변의 경계, 그 경계에 존재하는 소수자들을 상징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연합뉴스
서울 종로구 통의동 아트스페이스3에서는 젊은 작가 14명이 참여한 추상미술 기획전 '물질 구름'이 24일 개막했다.
일민미술관은 오민, 권오상, 최하늘의 신작을 소개하는 특별전을 개최한다.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최하늘의 개인전은 갤러리2와 P21에서도 열린다.
아트스페이스3의 '물질 구름'은 고(故) 강석호 작가와 이은주 독립기획자가 공동으로 기획했던 추상미술 3부작 전시(2019∼2020년)에 참여한 작가 14명의 신작들을 선보이는 자리다.
회화와 조각, 미디어, 설치 등 다양한 장르로 전시를 구성해 동시대 추상 경향을 한자리에서 살펴볼 기회를 제공한다.
참여 작가들은 일상적 경험에 대한 감각을 표현하거나, 지시 대상이 없는 세계를 그려내고, 디지털 환경에서의 물질에 대한 반응을 탐구한다.
방법론은 각각 다르지만, 모두가 비가시적이고 추상적인 세계를 형식화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박형지는 작업실 벽에서 관을 타고 흐르는 물소리를 들은 감각적 경험을 회화의 제스처로 전환했고, 김겨울은 스페인의 고메라 섬에서 사용하는 '휘파람 언어'에 착안해 보이지 않는 세계의 연결을 상상해 화면에 펼쳐냈다.
김민경은 육아하는 일상 속에서 정해진 모양 없이 손 가는 대로 작업한 자수 작품을 설치했다.
배헤윰의 색면추상 같은 회화는 색과 도상 등의 관계들로 플롯을 만들어 내는 연작 중 하나다.
'볼 수 없고 만질 수 없는 것'을 그리려 한다는 정현두는 그림의 의인화를 시도한 작품을 선보인다.
성시경은 형상에 대한 계획 없이 붓의 움직임을 따라가며 그림을 완성하고 한성우는 그리기를 통해 가까워지기를 요구하지만, 도착할 수 없는 지점에 놓아둔 작가의 상상 속 이미지를 담으려 한다.
박성소영의 단순하지만 화려한 색채로 채워진 화면은 시간을 초월한 광활한 공간을 표현해 어디서 본 듯하지만 낯선 장면을 연출한다.
윤두현은 디지털 이미지를 편집하고 오버헤드 프로젝터(OHP)용 필름에 프린트해 잉크가 마르지 않은 상태로 종이에 찍어 내거나 다시 사진으로 촬영해 출력한 것을 콜라주 하는 등 독특한 방식으로 작업하는 작가다.
이번 전시에선 색과 광택, 잉크의 조합을 사용해 빛을 사용하지 않고도 빛이 확장되는 이미지를 구현한 작품 4점을 선보인다.
설고은은 유튜브의 쇼츠 영상을 장시간 본 경험을 정사각 화면에 에어 스프레이로 아크릴물감을 뿌려 잔상을 해체한다.
주슬아는 3D 애니메이션을 영상과 3D 프린터 출력물, 평면 등 서로 다른 차원으로 분해, 재조합, 복제해 새로운 개체로 만들어 낸다.
이은주 기획자는 "탈 모더니즘의 맥락 속에서 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조형 그 자체를 중시하는 태도는 2010년대 이후 다시금 주목할 만한 현상으로 나타났다"며 "많은 젊은 작가들이 순수 조형 요소를 갖고 사고와 감각, 상상을 조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뜬구름을 보며 잠시 딴생각을 하는 시간이 필요한 것처럼 분명한 것들을 지시하지 않는 이미지가 주는 상상의 여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일민미술관은 23일부터 10월 2일까지 오민 개인전과 권오상·최하늘 2인전을 동시에 개최한다.
오민은 서울대에서 피아노와 시각디자인을, 미국 예일대에서 그래픽디자인을 공부하고서 주로 시간을 둘러싼 물질과 사유의 상호작용을 연구하는 작가로 알려져 있다.
그는 미술과 음악, 무용을 활용해 시간을 기반으로 하는 설치와 퍼포먼스를 연구해 고유의 예술 세계를 구축해 나간다.
이번 전시에는 3채널 영상 작품 '폴디드'(Folded)를 선보인다.
56초 단위로 짜인 장면 16개를 편집한 것으로 스크린 3개에 펼쳐진다.
작품은 무용수들이 등장인물과 촬영 스태프로 계속 역할을 바꾸며 주어진 장면을 연출하는 과정을 담은 영상 2편과 연출의 결과물로 보이는 영상 1편으로 구성된다.
각각의 영상은 시간의 흐름을 다르게 편집해 각 스크린에서 일어나는 작동을 비교하며 시간에 관한 고민을 유도한다.
소리를 매체로 사용하는 작가는 이 작품에서도 기존의 틀을 깨는 음향을 사용했다.
무언극을 수행하는 듯한 등장인물들의 움직임과 촬영 도구들의 이동에서 발생하는 소음만 담아냈다.
사진을 잘라 입체로 만드는 작품으로 유명한 조각가 권오상은 조각의 정체성을 탐구하는 젊은 작가 최하늘과 2인전을 준비했다.
두 작가는 이번 전시를 위해 서로의 방법론을 적용해 비평적인 태도로 작업했다.
권오상은 최하늘의 조각을 지지체로 삼으며 내부와 표면의 분리를 시도하는 추상 조각 작품을, 최하늘은 권오상의 조형성이 변화한 행적을 전통의 차원에서 점검한 작품을 각각 선보인다.
최하늘은 25일 갤러리2와 P21에서 개막한 개인전 '태(態)'에서도 조각과 설치, 영상 등 신작 41점을 소개했다
개인전에서는 신체 조각을 주로 출품했다.
전통적 조각의 주요 소재인 신체를 변형시키고 플라스틱 재료를 사용하는 등 동시대의 중심과 주변의 경계, 그 경계에 존재하는 소수자들을 상징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