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에 나팔꽃 종자 혼입까지…재배농가·면적 줄어
서해 백령도 특산품 메밀 생산량 해마다 줄어든다
서해 최북단 백령도의 주요 특산품인 메밀 생산량이 자연재해 등으로 매년 감소하는 추세다.

28일 인천시 옹진군에 따르면 백령도의 메밀 재배 농가는 2018년 244곳에서 지난해 74곳으로 70%가량 급감했다.

같은 기간 118㏊에 달하던 메밀 재배 면적도 42.4㏊로 줄어 생산량 역시 53t에서 9분의 1 수준인 6.7t으로 줄었다.

옹진군은 최근 잇따른 자연재해 등으로 인해 메밀 재배 농가와 생산량이 지속해서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20년에는 메밀 파종기인 8월 최대 순간풍속 216㎞인 태풍 '바비'가 수도권을 지나면서 많은 농가가 피해를 당했다.

같은 해 백령도 메밀 농가 113곳의 생산량은 4.4t에 그쳤다.

직전 해인 2019년 농가 118곳에서 생산한 메밀 22.6t보다 현저히 적은 수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해에는 메밀 재배 농가 규모가 100곳 미만으로 줄었다.

2019∼2020년만 해도 110여곳을 유지했던 메밀 재배 농가 수가 1년 만에 74곳으로 내려앉은 것이다.

이번에는 메밀 종자와 비슷하게 생긴 나팔꽃 종자가 메밀밭에 혼입되면서 재배에 차질이 빚어진 것이 농가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파악됐다.

옹진군 관계자는 "나팔꽃이 백령도 곳곳에 잡초처럼 자라는데 작년에는 이 종자가 흩날리면서 메밀밭에 혼입됐다"며 "메밀 종자와 자라는 시기나 크기가 비슷해 농가들이 피해를 봤는데 다른 지역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던 사례"라고 설명했다.

아직 올해 메밀 수확이 이뤄지지 않아 구체적인 생산량은 나오지 않았지만, 재배 농가가 45곳으로 또 줄어든 상태여서 지난해보다 더 적은 수확이 예상된다.

이에 옹진군은 지역의 주요 특산품인 메밀 생산량을 차츰 늘릴 수 있도록 메밀 재배 농가에 보상금을 지급할 방침이다.

메밀 개화 시 1㎡당 170원, 생산 시 1㎏당 1천900원을 각 농가에 보상한다.

메밀 수확에 필요한 인력과 농기계를 지원하는 등 농가 일손을 덜어줄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인천시 옹진군 관계자는 "올해는 처음으로 우량 메밀 종자 600㎏을 농가에 보급했다"며 "지난해 발생한 나팔꽃 종자 혼입 등을 우려한 조치"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