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클래식 3라운드 합계 1오버파 217타로 단독 1위
'2년 무명' 홍지원, 메이저퀸 향해 질주…3R 3타차 선두(종합)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아직 팬들에게 이름을 제대로 알리지 못한 홍지원(22)이 메이저대회에서 생애 첫 우승 기회를 잡았다.

홍지원은 27일 강원도 춘천시 제이드 팰리스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 한화 클래식(총상금 14억원) 3라운드에서 2오버파 74타를 쳐 중간합계 1오버파 217타로 1위에 올랐다.

2위 하민송(26)과 정윤지(22)를 3타차로 따돌린 홍지원은 투어 데뷔 2년 만에 메이저대회에서 첫 우승을 바라보게 됐다.

작년에 데뷔해 신인 시즌을 상금랭킹 35위(2억660만원)로 마친 홍지원은 샷은 정확하게 치는 편이었지만 퍼트가 좋지 않아 기대만큼 성적이 나지 않았다.

올해도 퍼팅 부진 탓에 19개 대회에서 10번이나 컷 탈락하며 상금랭킹 82위(5천731만원)에 그쳐 시드 유지에 비상이 걸렸다.

그린 적중률 7위(78.25%)에도 120위까지 밀린 퍼팅이 홍지원의 고민이었다.

그러나 홍지원은 '100㎜ 러프·개미허리 페어웨이·빠른 그린'으로 무장해 정상급 선수도 80대 타수를 피하지 못한 제이드 팰리스 골프클럽에서 그동안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됐다.

1라운드 1언더파 71타를 쳐 7명만 기록한 언더파 스코어 대열에 이름을 올린 데 이어 2라운드에서 이븐파 72타를 4명의 공동선두 그룹에 합류했던 홍지원은 이날도 버디 2개에 보기 4개를 곁들여 2타밖에 잃지 않는 선전을 펼쳤다.

사흘 동안 버디를 11개나 잡아낼 만큼 그린에서도 꽤 좋은 퍼트를 했다.

특히 홍지원은 다른 선수와 달리 더블보기 이상 스코어를 한 번도 적어내지 않았다.

홍지원은 "드라이버를 정확하게 치는 편이라 다른 선수보다 페어웨이를 많이 들어가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면서 "빠르고 관리가 잘 되어 있는 그린에서는 퍼팅을 잘하는 편이라서 그린 플레이도 좋았다"고 자평했다.

홍지원은 2년 동안 톱10 입상이 네 번뿐인데, 가장 높은 순위가 작년 한화 클래식 공동 3위였다.

작년에 2억원 넘는 상금을 번 것도 상금이 많은 이 대회에서 한 번에 9천100만원을 탄 덕이었다.

홍지원은 "아무래도 좋은 성적을 냈던 코스라 마음이 편한 건 사실"이라면서 "최종일 선두 출전은 처음이지만 겁먹지 않고 내 플레이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피겨퀸' 김연아가 2010 밴쿠버 올림픽 때 금메달을 따는 장면을 보고 팬이 돼 틈만 나면 김연아 경기 영상을 본다는 홍지원은 "오늘도 김연아 영상을 봤다"면서 "김연아 영상을 보면 힘이 된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하민송은 더블보기를 2개나 곁들이며 4타를 잃어버렸지만, 순위는 전날 공동 5위에서 공동 2위(4오버파 220타)로 올랐다.

정윤지는 5오버파를 치고도 전날 공동선두에서 공동 2위로 1계단 내려왔을 뿐이다.

시즌 3승을 올리고 상금랭킹 1위를 달리는 박민지(24)는 4오버파 76타를 쳤지만 공동 4위(6오버파 222타)로 올라섰다.

이날 2오버파로 잘 버틴 임진희(24)와 3타를 잃은 김수지(26)가 박민지와 함께 공동 4위에 합류했다.

전날 홍지원과 함께 공동선두에 올랐던 김지현(31)과 김지영(26)은 나란히 8오버파 80타를 쳐 공동 7위(7오버파 223타)로 최종 라운드를 맞는다.

이날 3라운드에서는 바람까지 더해져 단 한 명도 언더파 스코어를 치지 못했다.

중간합계 스코어 역시 언더파 선수도 한 명도 없어 2000년 이후 KLPGA투어에서 8번째 오버파 스코어 우승자 탄생이 유력해졌다.

2015년 한국여자오픈 때 박성현(29)이 1오버파 289타로 우승한 게 KLPGA투어에서 가장 최근 '오버파 스코어' 우승이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