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10개 도시서 은행 운영…2천300억원 비용 발생 예상
시티그룹, 러시아 소매금융 사업 매각 실패…"그래도 영업중단"
러시아에서 소매금융 사업 매각을 추진한 시티그룹이 협상 실패에도 불구하고 당초 계획대로 사업을 접기로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5일(현지시간) 시티그룹이 조만간 러시아 소매금융 사업의 영업을 중단키로 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기업금융 분야에서도 러시아 국내 기업을 상대로 한 영업을 함께 중단키로 했다.

앞서 시티그룹은 지난해 4월 러시아를 비롯한 13개국에서 개인 소비자 대상 소매금융에 대한 출구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시티그룹은 러시아 제2의 시중은행인 VTB와 소매금융 분야 매각 협상을 벌였다.

그러나 VTB와의 협상은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특히 올해 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협상 타결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확산했다.

VTB를 포함한 러시아 은행들이 국제사회의 제재명단에 오른 상황에서 매각 작업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였다.

이에 따라 제인 프레지어 시티그룹 최고경영자(CEO)도 지난달 러시아 출구 전략과 관련해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결국 시티그룹이 소매금융 사업을 매각하지 못하고 러시아 철수를 결정함에 따라 약 1억7천만 달러(약 2천300억 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할 전망이다.

지난 2002년 러시아에 진출한 시티그룹은 현재 10개 도시에서 러시아 부유층 고객 대상으로 은행을 운영해왔다.

러시아 고객은 50만 명, 현지에서 고용한 직원은 2천300명에 달한다.

앞서 시티그룹의 경쟁사인 골드만삭스는 이미 러시아 사업 종료를 선언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3월 규제와 인허가상 요구 조건 등을 이유로 러시아에서 철수하겠다고 밝혔다.

자산 규모로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도 러시아에서 어떠한 신규 사업도 추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JP모건은 러시아에서 기업금융과 투자금융 업무를 담당하는 200명 미만의 직원을 두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