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3년차 정윤지(22)는 26일 강원도 춘천시 제이드 팰리스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 한화클래식(총상금 14억원) 2라운드에서 5언더파 67타를 쳤다.

최대 100㎜에 이르는 깊은 러프와 빠른 그린 탓에 선수들이 이븐파만 쳐도 만족한다고 입을 모을 만큼 어려운 코스에서 입이 딱 벌어지는 스코어였다.

정윤지가 경기를 마치고 점심 식사를 하러 식당에 들어서자 선수들이 박수를 치며 환호하기도 했다.

전날 4오버파를 적어냈던 정윤지는 중간합계 1언더파 143타로 홍지원(22)과 함께 공동선두에 오른 채 2라운드 경기를 마쳤다.

지난 5월 E1 채리티 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하면 챔피언 반열에 오른 정윤지는 석 달 만에 또 한 번 정상에 오를 발판을 마련했다.

정윤지는 발목까지 빠지는 러프로 무장한 코스에서 영리한 플레이가 돋보였다.

러프에 볼이 빠지자 무리한 그린 공략 대신 페어웨이로 공을 꺼낸 뒤 쇼트게임으로 파를 지켜낸 게 무려 다섯 번에 이르렀다.

정윤지의 '끊어가지' 전략은 절정의 퍼팅 감각이 받쳐준 덕분에 효과 만점이었다.

10번 홀에서 경기를 시작한 정윤지는 11번 홀(파4)에서 티샷이 러프에 떨어지자 100야드만 보낸 뒤 35야드 거리에서 그린에 볼을 올려 4m 파퍼트를 넣었다.

16번 홀(파4)에서도 티샷한 볼이 러프로 들어갔다.

그린까지 157야드가 남았지만, 웨지로 90야드만 쳐 페어웨이로 볼을 보낸 뒤 70야드 거리에서 홀 3m 옆에 떨궈 파를 지켜냈다.

18번 홀(파5)에서도 러프에 빠지자 끊어가기를 선택한 정윤지는 120야드 거리에서 4번 만에 그린에 볼을 올렸지만, 3m 파퍼트를 넣어 타수를 잃지 않았다.

특히 두 번째 샷이 러프에 빠지자 그린까지 120야드가량 남았는데도 그린 방향과 직각인 페어웨이 쪽으로 볼을 툭 쳐냈다.

4번 홀(파5)과 6번 홀(파4)에서도 정윤지는 티샷이 러프에 떨어졌지만 끊어가기 전략으로 파를 지켜냈다.

4번 홀에서는 2.5m, 6번 홀에서는 4m 파퍼트를 넣었다.

대신 러프 위협이 덜한 파 3홀에서 버디 3개를 잡아냈다.

버디 6개를 뽑아낸 정윤지는 1개뿐인 보기는 1번 홀(파5) 3퍼트 때문에 나왔다.

정윤지는 "러프에 안 들어갈 수는 없다.

러프를 피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들어갔을 때 수습이 더 중요하다"면서 "러프에 빠져도 그린으로 쏘지 않고 페어웨이로 빼내서 좋아하는 거리를 남겨놓고 그린을 공략했다.

퍼트도 잘되다 보니 파세이브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메이저 대회에서 상위권에 있는 것 자체가 처음"이라는 정윤지는 "남은 이틀 경기를 잘 마무리하고 싶다.

우승 욕심이 나지만 코스 공략에서는 욕심을 부리지 않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