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실 화재 감지기 오작동…원인 규명 제대로 안 돼 우려 키워
대전 지하철역사서 소화용 이산화탄소 대량 누출돼 직원 '불안'
대전의 한 지하철 역사 내부 전기실에서 화재진압에 쓰이는 이산화탄소가 대량 누출됐지만, 원인 규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직원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23일 대전시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8시 30분쯤 동구 판암역 전기실에 설치해둔 소화용 이산화탄소가 긴급 방출됐다.

화재 발생 여부를 감지하는 수신기가 오작동을 일으키면서 45㎏짜리 용기 32개에 보관돼 있던 이산화탄소 1천440㎏이 전기실 안으로 순식간에 쏟아졌다.

판암역 내 전체 전기 공급을 관리하는 전기실에는 역사 내에서 가장 많은 소화용 이산화탄소가 보관돼 있다.

매뉴얼 대로라면 경보음과 함께 40초가량의 시차를 두고 이산화탄소가 방출돼야 하지만, 당시에는 그런 과정을 전혀 거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관제실 CCTV로 뿌연 연기가 쏟아지는 장면을 목격하고서야 이산화탄소가 방출된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전기실에 상주 직원이 없어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당시 역사에서 근무 중이던 직원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이산화탄소 누출 사고 직후 화재 감지기 제조사가 오작동 원인 분석에 들어갔지만, 규명이 쉽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원인 규명이 늦어지면서 일부 직원들은 '비슷한 누출 사고가 또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걱정으로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현재 역사마다 전기실을 비롯해 신호실·통신실 등 기능실이라고 불리는 곳에 소화용 이산화탄소가 보관돼 있다.

대전교통공사 측은 늦어도 다음 달 중순까지 새로운 화재 감지 수신기를 설치하고 소화용 이산화탄소를 보충할 계획이다.

또 소화용 이산화탄소 누출 관련 안내서를 제작·배포해 직원들의 불안감을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공사 관계자는 "이번에 오작동 된 수신기가 다른 곳에 설치된 수신기와 조금 다른 타입"이라며 "안정성이 한층 강화된 새로운 화재 감지기를 설치해 이런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