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PRO] "성공한 사람 없다, 3배 레버리지 투자 절대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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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인터뷰
허율 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 연구원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 한탕을 노린 '도박개미'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수 등락률의 3배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는 유혹에 3배 레버리지 상품에 뛰어든 서학개미(해외주식 투자자)들이 급증하자 금융당국이 나서 '경고'에 나섰다.
실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해외주식 순매수 상위 종목 10개 중 3개가 3배 레버리지 상품이었다. 이들은 나스닥100,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미국 빅테크 기업 지수의 일간 변동률을 3배 추종하는 상품들이다. 지난해 거래 상위 50개 상장지수펀드(ETF)·상장지수증권(ETN) 가운데 60.2%가 3배 추종 상품일 정도로 유독 국내에서 고위험 상품 투자에 대한 쏠림 현상이 심하다. 잇따른 '투자 주의' 신호에도 지수 움직임에 따라 3배의 수익률을 챙길 수 있다는 상품의 설계는 여전히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이다. 하지만 '고수익 보장'은 늘상 부메랑이 되어 투자자들에게 돌아오곤 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3배 레버리지 상품은 과연 안전할까? 허율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마켓PRO와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3배 레버리지 투자로 성공한 사례를 거의 보지 못했다"며 투자에 신중할 것을 당부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3배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네 기본적으로 투자는 투기 심리와 동반됩니다. 3배라는 매력적인 수익률에 이끌려 유독 많은 사람들이 고위험·고수익 레버리지, 인버스 상품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죠. 특히 국내에선 2배까지만 허용되는 이같은 상품들이 해외에선 그 이상의 배율로도 설계가 돼있기 때문에 원정 투자에 나선 투자자들이 많은 것으로 보입니다"
▷레버리지 인버스 상품은 어떤 상품인가요?
"ETF나 ETN시장에는 투자자들의 다양한 투자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2009년 ·인버스 ETF 상장 이후 국내주식, 채권, 해외주식, 원자재, 통화 등 다양한 자산을 대상으로하는 레버리지·인버스 상품들이 지속적으로 상장됐습니다. 해외에는 국내에 없는 다양한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이 존재합니다"
▷3배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이 왜 위험한가요?
"상품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이 잘못돼있기 때문입니다.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은 기본 설계가 하루로 돼있습니다. 장기투자를 해선 안되는 종목인 것이죠. 하루 등락률에 3배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지, 한 달 간 10% 상승했다고 해서 투자자의 한 달 수익률이 30%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한 달 간에 등락률에 따라 원금을 몽땅 잃었을 가능성도 적지 않습니다" ▷복리 효과가 발생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요?
"복리효과가 발생하려면 지수가 한 방향으로 상승하거나 하락해야 하고 그걸 적중시켜야합니다. 하지만 어떤 그래프도 하루도 빠짐없이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투자기간 동안 분명 지수가 8% 상승해 3배인 24%의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계좌 수익률이 이에 턱없이 못미치는 이유입니다"
▷실제 예를 들어서 설명해주신다면?
"예를 들어 2배 레버리지 상품의 경우 투자 대상 지수가 250pt→300→(+20%)→270(-10%)로 움직·인 경우 2일간 지수의 누적수익률은 8%(250pt→270)이지만, 레버리지 상품의 가치(NAV 또는 IV)는 25,000원→35,000원(40%)→28,000(-20%)으로 움직이게 되어 2일 누적수익률이 12%(25,000원→28,000원)이 됨. 즉, 지수 누적수익률 8%의 2배·인 16%보다 낮습니다" ▷수익률이 기대에 못미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나요?
"투자 타이밍 때문입니다. 종가 기준으로 일간 상승률이 10%라고 하더라도 실제 투자자가 매수·매도한 시점에 따라 수익률이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투자자의 진입 시점이 결국 수익률을 좌우합니다. 이날 하루 종가 10% 올랐더라도 장중에 변동성이 클 때 매매를 했다면 본인은 마이너스 수익을 기록했을 수도 있습니다. 레버리지, 인버스 투자를 도박이라고 부르는 이유입니다.
▷실제 레버리지, 인버스 투자로 돈을 번 고객도 있지 않나요?
"도박과 유사합니다. 어쩌다 한 두번 수익이 나는 경우가 있죠. 그건 단기투자를 했을 때, 그리고 운이 좋았을 때 벌어지는 일입니다. 확률상 투자 기간이 길어지거나 횟수가 증가했을 때 수익을 낸 투자자는 거의 없다고 봐야합니다"
▷정확히 3배 수익률이 보장되지 않는 경우도 있던데 이건 무슨 이유 때문인가요?
"레버리지, 인버스 상품은 투자자들이 투자한 현물 가격의 움직임에 따라 3배 수익률을 보장하기 위해 선물을 활용합니다. 하지만 현물과 선물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는 경우가 생기죠. 선현물 가격의 차이를 베이시스라고 하는데 이 것 때문에 발생하는 격차가 괴리율이라고 합니다. 해당 상품을 운용하는 운용사가 최대한 괴리율을 줄이려고 노력은 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도 있기 때문에 온전히 3배를 보장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허율 NH투자증권 투자전략부 연구원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 한탕을 노린 '도박개미'들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수 등락률의 3배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는 유혹에 3배 레버리지 상품에 뛰어든 서학개미(해외주식 투자자)들이 급증하자 금융당국이 나서 '경고'에 나섰다.
실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해외주식 순매수 상위 종목 10개 중 3개가 3배 레버리지 상품이었다. 이들은 나스닥100,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미국 빅테크 기업 지수의 일간 변동률을 3배 추종하는 상품들이다. 지난해 거래 상위 50개 상장지수펀드(ETF)·상장지수증권(ETN) 가운데 60.2%가 3배 추종 상품일 정도로 유독 국내에서 고위험 상품 투자에 대한 쏠림 현상이 심하다. 잇따른 '투자 주의' 신호에도 지수 움직임에 따라 3배의 수익률을 챙길 수 있다는 상품의 설계는 여전히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이다. 하지만 '고수익 보장'은 늘상 부메랑이 되어 투자자들에게 돌아오곤 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3배 레버리지 상품은 과연 안전할까? 허율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마켓PRO와의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3배 레버리지 투자로 성공한 사례를 거의 보지 못했다"며 투자에 신중할 것을 당부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3배 레버리지 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네 기본적으로 투자는 투기 심리와 동반됩니다. 3배라는 매력적인 수익률에 이끌려 유독 많은 사람들이 고위험·고수익 레버리지, 인버스 상품에 뛰어들고 있는 것이죠. 특히 국내에선 2배까지만 허용되는 이같은 상품들이 해외에선 그 이상의 배율로도 설계가 돼있기 때문에 원정 투자에 나선 투자자들이 많은 것으로 보입니다"
▷레버리지 인버스 상품은 어떤 상품인가요?
"ETF나 ETN시장에는 투자자들의 다양한 투자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2009년 ·인버스 ETF 상장 이후 국내주식, 채권, 해외주식, 원자재, 통화 등 다양한 자산을 대상으로하는 레버리지·인버스 상품들이 지속적으로 상장됐습니다. 해외에는 국내에 없는 다양한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이 존재합니다"
▷3배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이 왜 위험한가요?
"상품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이 잘못돼있기 때문입니다.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은 기본 설계가 하루로 돼있습니다. 장기투자를 해선 안되는 종목인 것이죠. 하루 등락률에 3배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지, 한 달 간 10% 상승했다고 해서 투자자의 한 달 수익률이 30%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한 달 간에 등락률에 따라 원금을 몽땅 잃었을 가능성도 적지 않습니다" ▷복리 효과가 발생할 수도 있는 것 아닌가요?
"복리효과가 발생하려면 지수가 한 방향으로 상승하거나 하락해야 하고 그걸 적중시켜야합니다. 하지만 어떤 그래프도 하루도 빠짐없이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투자기간 동안 분명 지수가 8% 상승해 3배인 24%의 수익률을 거둘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계좌 수익률이 이에 턱없이 못미치는 이유입니다"
▷실제 예를 들어서 설명해주신다면?
"예를 들어 2배 레버리지 상품의 경우 투자 대상 지수가 250pt→300→(+20%)→270(-10%)로 움직·인 경우 2일간 지수의 누적수익률은 8%(250pt→270)이지만, 레버리지 상품의 가치(NAV 또는 IV)는 25,000원→35,000원(40%)→28,000(-20%)으로 움직이게 되어 2일 누적수익률이 12%(25,000원→28,000원)이 됨. 즉, 지수 누적수익률 8%의 2배·인 16%보다 낮습니다" ▷수익률이 기대에 못미치는 또 다른 이유가 있나요?
"투자 타이밍 때문입니다. 종가 기준으로 일간 상승률이 10%라고 하더라도 실제 투자자가 매수·매도한 시점에 따라 수익률이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투자자의 진입 시점이 결국 수익률을 좌우합니다. 이날 하루 종가 10% 올랐더라도 장중에 변동성이 클 때 매매를 했다면 본인은 마이너스 수익을 기록했을 수도 있습니다. 레버리지, 인버스 투자를 도박이라고 부르는 이유입니다.
▷실제 레버리지, 인버스 투자로 돈을 번 고객도 있지 않나요?
"도박과 유사합니다. 어쩌다 한 두번 수익이 나는 경우가 있죠. 그건 단기투자를 했을 때, 그리고 운이 좋았을 때 벌어지는 일입니다. 확률상 투자 기간이 길어지거나 횟수가 증가했을 때 수익을 낸 투자자는 거의 없다고 봐야합니다"
▷정확히 3배 수익률이 보장되지 않는 경우도 있던데 이건 무슨 이유 때문인가요?
"레버리지, 인버스 상품은 투자자들이 투자한 현물 가격의 움직임에 따라 3배 수익률을 보장하기 위해 선물을 활용합니다. 하지만 현물과 선물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는 경우가 생기죠. 선현물 가격의 차이를 베이시스라고 하는데 이 것 때문에 발생하는 격차가 괴리율이라고 합니다. 해당 상품을 운용하는 운용사가 최대한 괴리율을 줄이려고 노력은 하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도 있기 때문에 온전히 3배를 보장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