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담기업-스타트업 협력 76개 과제 사업화…KT 그룹사 연계 확대
KT가 경기도와 협력해 벤처·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출범시킨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이하 경기혁신센터)가 지난 7년여간 800여 개의 기업 성장을 도왔다.
KT는 22일 경기 성남시 판교제2테크노밸리 기업지원허브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그간 경기혁신센터와의 협력을 통해 펼친 벤처·스타트업 발굴-육성-사업화-투자에 이르는 동반 성장·창업 생태계 조성 사업 성과를 발표했다.
◇ KT, 전담기업으로 참여…혁신센터 출신 첫 유니콘에 투자 활발
경기혁신센터는 2015년 3월 정보기술(IT) 기반 신산업 육성의 중추 역할을 맡겠다는 포부로 문을 열었다.
KT는 센터 전담기업으로서 설립 준비 단계부터 지원과 운영을 주도해 왔다.
이후 7년여간 글로벌 액셀러레이팅(사업 가속) 프로그램 'K-챔프'와 글로벌 스타벤처 등을 통해 센터 육성 지원을 받은 보육기업은 879개에 달한다.
지난 한 해간 보육 기업이 낸 성과는 총 매출 6천억원, 총 고용 2천900여명이며 받은 투자도 총 4천억원 규모에 달했다고 KT는 부연했다.
보육기업 가운데 '스타트업의 성공 사례'로 일컬어지는 엑시트(exit·스타트업이 기업공개나 인수·합병 등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는 것)에 이른 기업은 17개다.
기업공개(IPO)가 5건, 인수·합병(M&A)이 12건이다.
지난해 5월에는 경기혁신센터 보육기업 출신(2015년 K-챔프 2기 졸업기업)인 애드테크(광고기술) 스타트업 몰로코가 기업가치 10억달러(약 1조3천300억원) 이상을 인정받으며 '유니콘' 대열에 합류했다.
이는 경기를 비롯한 전국 19개 혁신센터의 지원을 받은 기업 중에서는 처음으로 유니콘이 나온 사례라고 KT는 강조했다.
한국인이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한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중 첫 유니콘이기도 하다.
또 경기혁신센터 육성프로그램 'K-스타트업 그랜드 챌린지'에서 우수 졸업기업으로 선정된 자율주행 로봇 스타트업 베어로보틱스는 올해 초 1천억원 규모의 시리즈 B 투자(일정 규모를 갖춘 뒤 인력 확보·마케팅을 위해 받는 투자)를 받기도 했다.
KT는 스마일게이트 등과 함께 이 투자에 직접 참여했고, AI 로봇사업단을 통해 베어로보틱스와 협력해 서빙 로봇을 출시했다.
이 사례처럼 벤처·스타트업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적극적으로 사업화하는 등 소화하고, 스타트업이 필요로 하는 안정적인 필드를 제공해 '윈윈'하는 선순환을 지향하며 디지코(DIGICO·디지털 플랫폼 기업)로의 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것이 KT의 설명이다.
또 KT 사업 협력사인 AI 가상인간 개발 스타트업 딥브레인AI는 500억원, AI 통합상담솔루션 전문기업 더화이트커뮤니케이션은 270억원의 투자 유치에 성공하는 등 경기혁신센터 보육기업 중 거액의 투자를 받는 사례도 지속해서 나오고 있다고 KT는 덧붙였다.
경기혁신센터는 이 같은 스타트업 육성 성과를 인정받아 2018년부터 진행한 중소벤처기업부 주관 전국 혁신센터 평가에서 4년 연속 최우수로 선정됐다.
또 최근 중기부가 추진하는 민간투자주도형 기술창업지원 프로그램인 '팁스(TIPS)'에 선정됐고, 정부가 중소·벤처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벤처캐피탈에 출자하는 펀드인 모태펀드 운영사로도 선발됐다.
◇ 펀드 조성해 직접 투자하고 기술 연구 지원
KT는 경기혁신센터 육성 기업들에 센터 출범 직후부터 다양한 지원을 제공했다고 강조했다.
우선 총 530억원 규모의 초기 투자펀드 조성에 참여했다.
2015년 350억원 규모의 'KT-DSC창조경제청년창업투자조합'에 100억원을, 2016년 180억원 규모의 '경기-KT슈퍼맨투자조합2호'에 50억원을 출자했다.
이 펀드들을 통해 AI 교육 스타트업 뤼이드와 체외진단 의료기기 기업 피씨엘 등 총 56개 스타트업에 투자했고, 이는 9개 회사의 IPO와 1개 회사의 M&A로 이어졌다고 KT는 부연했다.
2017년부터는 경기혁신센터 육성 스타트업과의 공동 사업화 연계 프로그램인 '비즈콜라보'를 진행해왔다.
스타트업이 보유한 기술 중 KT와 협업이 가능한 사업 아이템을 발굴해 아이디어 단계부터 사내 부서와 일대일 매칭해 지원한다.
지난해까지 총 86개 회사와 발굴한 공동 과제 중 76개가 사업화까지 성공해 사업화율이 88%에 달한다고 KT는 부연했다.
통신기업이 보유한 기술을 활용해 스타트업의 통신기술을 시험할 수 있는 환경도 경기혁신센터에 구축했다.
KT는 지난해 2월 이곳에 중소벤처기업부와 함께 국내 최초 스타트업 전용 5G 밀리미터파(28㎓) 테스트베드(사전 실험장)를 개설했다.
테스트 환경이 부족한 스타트업들이 초고속·초저지연 5G 밀리미터파를 활용해 엔터테인먼트와 실감 콘텐츠 등의 신사업 도전에 필요한 상용화 실험을 할 수 있는 곳이라고 KT는 설명했다.
300㎡ 규모의 테스트베드에서는 엣지 클라우드 서비스 환경과 기술 컨설팅을 제공한다.
KT는 또 스타트업이 클라우드 관련 신규 사업·연구 개발 시 사용할 수 있는 '클라우드 오픈스페이스'도 지난해 센터 창업존에 개소했고, 3D 프린팅 제작보육실과 통번역 지원센터 운영도 돕고 있다.
◇ 그룹사 연계 확대…"경기혁신센터는 미래 보물창고"
KT는 올해부터 경기혁신센터와의 스타트업 아이디어 사업화 지원 확대를 위해 그룹사와의 연계를 확대하기로 했다.
위성통신사업자 KT SAT은 인공위성 영상분석 솔루션 기업 키센스, 라디코와 공동 사업화 논의를 하고, KT스튜디오지니 자회사 지니뮤직은 AI 작곡 기업 업보트엔터와 협력을 논의 중이다.
KT 관계자는 "KT의 활발한 투자·협력의 행보는 디지코 역량에 혁신 기업 DNA를 접목한다는 것으로 늘 개방되고 연결돼야 한다는 구현모 대표의 지론과도 직결된다"면서 "구 대표가 올해 신년사에서 '제휴협력은 기업의 문화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강조한 것과 일맥상통한다"고 말했다.
투자 연계 강화와 국내외 다양한 기업과의 오픈 이노베이션(기업 내부뿐 아니라 스타트업, 학계 등 외부로부터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 회사를 혁신하는 방식) 기회를 제공해 스타트업의 성장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며 함께 성장하는 것이 KT와 경기혁신센터의 목표다.
박종욱 KT 경영기획부문 사장은 "KT에 경기혁신센터는 미래 보물창고와 같은 곳으로 새롭고 혁신적인 창의를 습득하는 장에서 함께 만드는 디지코 세상이 언제나 기대된다"면서 "지금까지 잘 걸어온 것처럼 사회와 더 많은 가치를 함께 만들어 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