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연예기획사 대표가 연습생들에게 몸매를 확인해야 한다는 이유로 정기적으로 속옷만 입은 사진을 보내라고 강요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22일 YTN에 따르면 연예기획사 대표 A 씨는 여성 연습생들에게 매주 화요일 앞, 뒤, 옆모습을 찍은 전신사진을 찍어 전송하라고 요구했다.

A 씨는 연습생들에게 보낸 모바일 메시지에서 사진을 찍을 때 속옷만 입으라고 강요했으며 허벅지와 허리, 팔뚝 둘레를 재서 알려달라고 했다.

또 A 씨는 연습생들이 이를 따르지 않으면 '케이팝 아이돌이 쉽게 되는 게 아니다'라고 질책했다.

2주 연속 같은 색깔의 속옷을 입은 사진을 보내면 '지난주 것 아니냐'며 따졌다고 한다.

대만 국적의 20대 연습생은 "회사가 사진을 보내달라 해서 고모에게 이야기했는데 '이 정도는 좀 이상하지'라고 말해서 안 보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진을 (A 씨에게) 찍어서 보내면 그 사람이 어디에 쓰는지 모르지 않냐"라며 걱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A 씨는 걸그룹 데뷔 준비 기간을 줄이기 위해 동의받고 진행한 것일 뿐 성적인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다.

A 씨는 "단시간 안에 효율을 극대화해서 데뷔시키고자 체형이나 체중 관리, 신체 사이즈 관리 등 모델 업계에는 교본이 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일부 연습생들의 고발장을 접수한 경찰은 지난 6월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지난달 연예기획사 사무실에서 A 대표의 컴퓨터와 핸드폰을 압수 수색을 해 포렌식 분석하고 있다.

이종임 대중문화평론가는 YTN에 "소형 기획사들은 짧은 시간 안에 빠른 효과를 얻으려는 부분에 집중하게 되고, 연습생들도 기획사에서 무리한 요구를 한다고 하더라도 따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