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전주 대비 확진자 첫 감소…'20만명 이내 정점' 예상
개학·추석연휴 확산 '우려'…가을·겨울 독감 트윈데믹 가능성도
다음주 재유행 정점 지날까…'긴꼬리' 모양 하락세 나타날 듯
코로나19 재유행세가 확연히 주춤한 양상을 보이면서 다음주를 기점으로 유행이 본격적으로 하락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점쳐진다.

다만 확산세가 꺾이더라도 국민들의 코로나19 경각심이 풀려가는 상황에서 면역력 감소와 대면활동 증가 등의 부정적인 변수가 기다리고 있어 일정 규모 수준의 유행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1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1만944명으로, 1주일 전인 지난 14일(11만9천546명)보다 8천602명 적다.

7월 초에 재유행이 시작된 이래로 전주 대비 확진자 수가 줄어든 것은 이날이 사실상 처음이다.

지난 16일(8만4천103명)에 전주인 9일(14만9천860명)보다 확진자가 줄긴 했지만, 16일은 진단 검사 건수가 줄어 확진자 수가 급감하는 연휴 다음날이라는 특수성이 있었다.

신규 확진자 수가 1주일 전의 2배 안팎으로 불어나는 '더블링' 현상은 7월 말부터 점차 누그러져왔다.

지난 15일부터 이날까지 주간 일평균 확진자 수는 12만6천378명으로, 전주(8∼14일) 12만3천828명의 1.02배 수준이다.

방역당국은 이번 코로나19 재유행이 이달 중 하루 신규 확진자 20만명 이내에서 정점을 형성한 뒤 천천히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번 재유행에서 하루 신규 확진자 수가 가장 많았던 것은 지난 17일로, 18만771명이었다.

다만 17일 수치가 정점인지는 좀 더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

이날 확진자가 전주 대비 감소한 만큼, 앞으로 수일간도 뚜렷한 정체 또는 감소를 보인다면 재유행세가 정점을 찍고 꺾인다고 볼 수 있다.

코로나19에 대한 인식이 느슨해져 검사를 받지 않는 '숨은 확진자'가 많은 만큼 통계 상의 확진자 수 감소세와 실제 유행세를 동일시할 수 없다는 신중론도 있다.

대부분의 사회적 거리두기 규제가 사라진 상황에서 통계 밖의 이런 숨은 확진자들은 예전보다 많을 것으로 보인다.

휴가철이 아직 이어지고 있는 데다, 최근 집중호우의 영향으로 검사 건수가 평상시보다 적었던 것이 실제보다 통계 상의 수치를 줄였을 가능성도 있다.

8월 말 학교 개학이 시작되고, 9월 초 예년보다 이른 추석 연휴가 이어지는 점은 향후 유행세의 변수로 꼽힌다.

올해 1∼3월 오미크론 대유행 때 감염됐던 사람들의 면역력이 본격적으로 감소하는 시기가 도래하고 있다는 사실도 우려된다.

이런 변수들 때문에 '8월·20만명 이내'의 정점을 지나더라도 높은 수준의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지속되며 유행세가 '두껍고 긴 꼬리' 형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다음주 재유행 정점 지날까…'긴꼬리' 모양 하락세 나타날 듯
사회적 거리두기 없이 처음 가을·겨울을 맞게 되는 만큼, 코로나19 유행 장기화와 10월 이후 독감 유행까지 겹치는 '트윈데믹'이 발생할 수도 있다.

향후 유행세의 변동 여지가 큰 상황에서 정부는 지난 19일 "변화하는 양상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코로나19 일일 확진자 30만명에까지 대응할 수 있는 의료·방역체계를 만들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없이 일상을 유지하면서 고위험군 관리에 집중하는 '표적방역'에 주력하고 있다.

확진자 증가세가 꺾이더라도 위중증 환자와 신규 사망자 수는 한동안 높은 수준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신규 확진자 증감 수준은 2주 안팎 지체돼 위중증 환자 수와 사망자 수에 영향을 미친다.

이날 위중증 환자 수는 531명으로 전날보다 20명 늘었고 사망자는 64명으로 20명 줄었다.

코로나19 유행이 종식되지 않고 일상화하면서 다른 나라들도 코로나19 대응에 변화를 보이고 있다.

미국 보건당국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유지해온 6피트(1.82m) 거리두기 권고를 없애고, 일반인 정기 테스트도 강조하지 않기로 하는 등 대응 수위를 대폭 완화했다.

일본은 신규 확진자 수 일일 집계를 중단하기로 하고, 감염병 수위를 계절성 독감과 같은 등급으로 낮출지 검토에 착수했다.

최재욱 고려대 의과대학 교수는 "8월 정점 이후 하락세로 전환하더라도 11월부터 내년 1월 사이 또다시 유행이 올 수 있다"며 "지속 가능한 자율적 방역이 정착하도록 고위험군 관리를 더욱 정교하게 하고 방역 정책에 대한 국민 이해도를 더욱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