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젠화, 1심서 불법자금 운용·뇌물공여죄 등 유죄 판결
정계커넥션 의혹 中금융재벌의 추락…징역 13년·벌금 10조원(종합)
한때 중국 금융계의 젊은 거물로 촉망받았던 샤오젠화(50) 밍톈그룹 회장이 중국 법원에서 징역 13년의 중형을 선고받았다.

1심 법원인 상하이시 중급인민법원은 샤오 회장이 불법적으로 자금을 운용한 혐의와 법인 차원의 뇌물 공여 혐의 등에 대해 공개 심리를 진행해 샤오 회장에게 징역 13년형과 벌금 650만 위안(약 12억 5천만 원)을 선고했다고 19일 밝혔다.

또 샤오 회장이 운용하는 밍톈 홀딩스에 벌금 550억3천만 위안(약 10조 6천억 원)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피고인의 불법 소득에 대해 추징하기로 했다.

법원은 샤오 회장이 일반 대중의 예금을 불법적으로 흡수해 위법적으로 자금을 운용한 혐의와 배임 및 뇌물 공여 등 혐의에 대해 공개 심리를 진행해 이 같은 판결을 내렸다고 소개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샤오 회장의 밍톈 홀딩스는 불법 수익을 주로 금융 회사 인수, 증권 거래, 해외 투자 등에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밍톈 홀딩스와 샤오 개인은 불법 수익의 일부를 자산 매각 등을 거쳐 반환한 것으로 파악됐다.

베이징대 학생회장 출신인 샤오젠화는 대학 졸업 후 '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을 롤 모델로 삼아 사업을 확장해 나갔다.

중국의 금융업계가 급성장하기 이전에 은행과 증권사, 보험사에 집중적으로 투자했고, 이후 부동산과 농업 등에도 손을 대며 부를 쌓았다.

그의 재산은 한때 60억 달러(약 7조 9천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되기도 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샤오젠화는 펀드와 보험, 기타 투자 상품 등을 판매해 대중으로부터 3천116억 위안(약 60조 원)의 자금을 모은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성공 배후에 중국 공산당 전·현직 고위층과의 밀접한 관계가 작용했다는 소문과 함께, 상하이방(上海幇·상하이 출신 정·재계 인맥) 핵심 인사들을 포함한 중국 일부 고위층의 자산 해외 유출을 도왔다는 의혹 등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던 터에 샤오젠화는 2017년 1월 홍콩의 한 호텔에서 종적을 감췄고, 당시 중국 본토 요원들에게 납치됐다는 현지 언론 보도가 나왔다.

그 이후 행방이 묘연했던 그는 지난 7월에야 중국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외신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그간 중국 정부 당국은 불법 금융 단속의 일환으로 샤오 회장과 40개 이상의 금융 회사를 포함한 그의 금융 네트워크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은 2018년 샤오가 운용하는 기업 집단을 소유 구조와 거래 및 자금 출처에 대한 정밀조사가 필요한 일부 금융 지주 회사 중 하나로 지목하기도 했다.

이어 중국 규제 당국은 2020년 중반 샤오와 관련된 9개 금융 회사의 통제권을 확보했다.

이런 가운데,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9일 브리핑에서 캐나다 시민권을 보유한 샤오젠화에 대한 주중 캐나다 대사관의 영사 서비스 제공 문제에 대해 "중국 국적법에 따르면 중국은 중국 국민이 이중국적을 보유하는 것을 승인하지 않는다"며 그가 외국의 영사 보호권을 누릴 수 없다고 말했다.

왕 대변인은 "샤오젠화는 중국 국적을 보유하고 있기에 중국 측은 법에 근거해 본국 국민의 범죄 행위에 대해 심판을 진행했다"고 부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