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이 카카오뱅크 주식 일부를 블록딜(시간 외 대량 매매)로 매도한 배경에 대해 "자본관리의 효율화를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보유 중인 카카오뱅크의 주식 약 3,800만 주 가운데 1,476만주를 2만 8,704 원에 매도했다. 이는 전날 종가 대비 8% 할인된 수준이며 장 마감 이후 블록딜로 진행됐다.

이번 블록딜 이후 KB국민은행의 카카오뱅크 보유 지분율은 기존 8.0%에서 4.9%로 줄며 3대 주주에서 4대 주주로 내려왔다.

이 같은 소식에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이날 전일 종가 대비 8.17% 하락한 28,650 원에 장을 마쳤고, 장중 한 때에는 2만 7,150 원까지 급락하며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KB국민은행의 카카오뱅크 지분 블록딜의 배경으로 실적 방어 목적이란 지적도 있었지만, KB국민은행 측은 이를 부인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은행 출범 초창기에 카카오뱅크에 전략적 투자를 진행한 것은 가치 상승에 따른 차익 실현만 본 것이 아닌 중장기적 비전을 보고 진행한 것"이라며 "카카오뱅크 지분 매도는 순이익이 아닌 자본으로 잡히기 때문에 실적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매각이 KB국민은행의 BIS자기자본비율 하락을 막기 위한 판단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BIS비율이란 국제결제은행에서 권고하는 금융기관의 위험가중자산 대비 자기 자본의 비율로 은행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올해 2분기 기준 KB국민은행의 BIS비율은 17.40%로 전 분기 대비 0.30%포인트 줄었는데, 카카오뱅크의 주가 부진이 BIS비율 하락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같은 기간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24%가량 하락했다.

다만 KB국민은행 측은 이번 매각 이후에도 카카오뱅크와 지속적인 관계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지분 전체를 매각하는 것이 아닌 일부 지분을 매각하는 것"이라며 "카카오뱅크 설립 단계부터 맺어온 다양한 제휴와 협력 관계를 더욱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호진기자 auva@wowtv.co.kr